파이낸셜타임스 "日, 금융 · 헬스케어 등 고령화 적극 대응"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일본이 100세 시대를 맞아 헬스케어, 금융,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지난 13일(미국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의 고령화 사회 대처법을 다뤄 눈길을 끌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012년 중반 ‘100세 시대’가 처음 등장했을 때 장수와 사회변화에 관한 책은 서양에서 그다지 많이 팔리지 않았다"며 "하지만 몇 달 후에 번역판이 일본에서 출간됐을 당시 이 책은 전기 충격처럼 전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나라를 강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책은 인구의 27%가 65세 이상이며 절반이 50세 이상이고 10년도 더 넘게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초과한 일본에게 경각심을 심어줬다.

▲ 지난달 25일 생일을 맞은 1905년생 '세계 최고령자' 노나카 마사조(野中正造). /사진=세계기네스협회 인스타그램 캡처

일본은 의료비 급증이나 주민의 20%가 인지능력 감퇴에 시달리고 있는 '치매 마을'의 등장에 100세 인생이 미치는 더욱 무서운 영향들을 오랫동안 경험해 왔다. 하지만 잠재적으로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지난해 소비지출이 59세 이상의 그룹에서 크게 증가했는데 젊은 일본 사람들은 돈을 적게 쓰는 반면 연장자들은 고기, 자동차, 스마트폰, 패키지 여행에 많은 돈을 쓰고 있었다.

브로커들은 고령화와 관련 3가지 매수종목을 찾아냈다. 양로원을 운영하거나 간병인을 파견하는 기업들, 고령화된 일본의 인력에 도움을 주거나 대체하기 위한 로봇 생산 기업들, 말년에 운동을 광적으로 하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춘 피트니스 센터들이 바로 그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브로커들은 100세 인생을 받아들이기로 한 일본의 결정이 세기의 부름이라는 농담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100세 인생이 큰 돈벌이가 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기업 리더들과 공무원, 교육자, 그리고 수많은 일반 국민들은 100세 인생(일본에서 'Life Shift'라는 제목으로 발간)에서 보낸 경고를 받아들이는 한편, 올바른 정책을 고려했을 때 장수에서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기꺼이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 책은 일본 노인사회가 노인의 정의를 '65세 이상'에서 '75세 이상'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도록 대담하게 만들었다. '햐쿠넨 진세이(100세 인생)'라는 말은 기업에서 자주 쓰는 말이 됐는데 금융서비스나 건설 대기업들은 이 아이디어를 활용해 자신들의 사업모델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100세 인생'이 로봇공학에 새로운 기술투자를 하게 하고, 나이 든 근로자들을 위한 외골격 양복을 만들게 했다.

이 책이 출간되고 일년 사이에 일본 내각부는 장관, 학자, 기업 리더들, 노조 대표들로 구성된 다양한 그룹을 '100세 인생 사회 설계 위원회'로 조직했다. 위원회는 지난 6월 권고안을 발표했고 이틀 뒤 일본 내무부가 이를 채택했다. 권고안에는 장기 간병인 월급을 대폭 인상하는 것과 중간 커리어의 고용확대를 위해 '순환교육(recurrent education)'을 급격하게 늘리는 것, 노인의 고용수준을 높이기 위한 틀을 마련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애널리스트들은 '노인의 고용수준 제고'가 핵심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일본 내부무가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아직까지 일을 하고 있는 노인들 중 약 40%가 신체적으로 일을 할 수 없을 때까지 계속해서 일을 하고 싶어했으며 다른 35%는 적어도 70살까지 계속해서 일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나오히로 야시로 쇼와여자대학교 경제학자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연공 기반의 임금과 의무 은퇴연령은 구조개혁으로만 바뀔 수 있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현상을 유지하길 원하고 있다"며 "여당인 자민당은 유권자 기반과 기부자들을 고려해 심각한 연금 및 의료개혁을 항상 주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 책의 저자 린다 그래튼 교수는 "일본에서는 단 한번도 연금에 대한 책으로 여겨진 적이 없었다"며 "이 책은 기회에 대한 책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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