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 차익매물...증시 판도 변화 신호일 수 있어 주목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16일(미국시각) 뉴욕증시에서는 의미있는 흐름이 부각됐다. 미-중 무역협상 재개 예고 소식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올랐지만 시장내 업종별, 종목별 온도차가 뚜렷했다는 점이다. 다우지수는 뛰고 나스닥 지수는 상대적 박탈감을 보인 점, 그간 미국증시를 견인했던 반도체, FANG 종목들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점 등이 그 대표적이다.

게다가 이날 월마트와 시스코시스템스 등은 실적 호전에 환호했지만 반도체 업체로 분류되기도 하는 엔비디아와 반도체 장비업체인 AMAT의 실적발표에서 우려스런 상황이 표출된 것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다 올랐다. 그러나 무역관련 종목이 다수 포함된 다우존스 지수는 1.58% 급등한 반면 그간 신바람을 연출했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42% 오르는데 그쳐 사실상 대조를 보였다.

미-중 무역협상 재개 소식에 보잉, 캐터필라, 자동차 관련주, 금융주 등이 껑충 오른 상황에서 S&P500 지수군 내 11개 주요 섹터의 주가가 모두 상승했다.

겉만 보면 이날 미국증시는 화려한 하루였다.

그러나 유독 부진한 섹터가 있었다. 반도체 섹터와 미국 기술주를 상징하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 흐름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약세를 보였고 인텔, 마이크론, 크리, AMD 등 주요 반도체 종목 주가가 모두 고개를 숙였다. 또한 FANG 종목 중에선 아마존만 살짝 올랐을 뿐 다른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이를 두고 뉴욕 월가에서는 “그간 미국증시에서 과열흐름을 주도했던 반도체, 주요 기술주들을 중심으로 이날 차익매물이 쏟아졌다”면서 “이는 향후 미국의 주가흐름을 바꾸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섹터의 주가 전망이 좋지 않다”면서 투자의견을 하향한 이후 이날 반도체 및 기술주 차익매물이 쏟아진 것도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게다가 이날 소매유통업체 월마트가 실적 호전 속에 10%가까이 오르고 시스코시스템스 역시 실적 호전으로 3%가까이 상승한 데 반해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와 반도체 장비업체 AMAT는 정규장 마감후 실적 발표에서 ‘실적 전망 부진’으로 시간외 주가가 급락한 것 또한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FANG 및 미국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 부진 및 관련주의 향후 실적 부진 우려는 한국증시에도 반가운 뉴스만은 아닐 수도 있어 주목된다. 한국증시도 기술주 및 반도체 주의 비중이 아주 크기 때문이다. 미국증시와 한국증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새로운 흐름에 대한 가능성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는 대목들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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