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리라화 30% 급락 후 이머징 수익률 -10% 부진"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최근 발생했던 터키 리라화가치 폭락사태 이후 아시아 이머징(신흥국) 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글로벌 투자기관인 골드만삭스는 터키에서 시작된 외환위기가 이머징 시장의 투자자본 유출입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17일 "달러 대비 터키 리라의 가치가 30% 하락한 후 이머징 아시아 시장들은 이번 주에 위기를 맞았다"며 "시장이 소폭 회복되기는 했지만 이 움직임은 터키에서 이머징 아시아로의 전염 경로를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이 기관은 예상 전염경로를 무역, 은행, 금융시장 여파 등 3가지 측면에서 살펴봤다. 우선 터키발 악재가 아시아 무역 및 은행들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아시아의 전체 수출에서 터키 수출비중은 약 1~2% 불과하다. 인도와 말레이시아가 터키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지만 전체 수출에서 터키 수출 비중은 2% 미만이다. 인도는 터키와 수출품목이 가장 유사하지만 대외수지 악화 등 다른 요인들이 루피의 최근 언더포펌(주가부진)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 은행들이 터키에 대출해준 대출규모도 적다. 일본이 110억달러로 가장 많고 한국은 20억달러, 대만은 1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총 해외자산 비중으로 보면 은행들의 노출 정도는 1% 미만이다.

반면 터기 통화위기가 미칠 금융시장 여파는 가장 큰 리스크로 지적됐다. 골드만삭스는 "리라의 급락으로 투자자들이 이머징 시장 위험에서 벗어나고자하는 욕구로 자본유출을 유발했다"면서 "GBI-EM Global Diversified Index(현지통화 표시 채권)가 리라 급락 후 6일 이후로 5% 하락하며 연초 이후의 성과는 -1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기관은 이어 "자금흐름이 성과를 따라갈 경우 지속적인 마이너스의 수익률은 전체 자산군에서의 자본유출로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며 "이머징 시장 펀드들로의 투자자본 유출입은 일반적으로 터키가 나머지 이머징 아시아에 가장 큰 전염을 일으킬 수 있는 곳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지난 10년 동안 이머징 시장의 성과를 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정책(QE)이 실시된 이후인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광범위하게 상승했다. 연준의 긴축발작으로 2013~2015년 하락 이후 달러 강세가 약해지며 2016년과 2017년에 다시 상승했다.

올해 이머징 시장은 글로벌 성장 약화와 중국 관세 소식,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다른 이머징 시장 급락의 조합으로 타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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