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트럼프 연 2회 제안, 경영진 실적왜곡 부를 것"

▲ 미국 켄터키주의 자동차 공장.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미국 기업들이 올 2분기에 부진한 경영실적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상장기업들의 재무실적 발표를 연간 4회에서 2번으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현지시각) "투자자들은 실망스러운 결과에 과민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분기실적을 덜 발표한다고 해서 기업의 행동을 바꿔놓을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일침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17일) 상장 기업들이 재무결과를 일년에 두 번만 발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기업들이 형식적으로 불필요한 요식들을 준수하는데 드는 비용을 낮추고 기업 임원들이 더 장기적인 목표에 집중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암시했다. 또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의 실적발표 횟수를 줄이는 것이 실현 가능한지 연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제안은 투자자 워렌 버핏과 JP모간 체이스앤드컴퍼니(Chase & Co) CEO 제임스 다이먼이 제안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기업들이 최종 수치를 발표하기 전에 실적상태를 넌지시 알려주는 분기 실적 가이던스(목표치)를 줄이거나 또는 없애야 한다고 제안했었다.

캠벨 하비 듀크대학교 금융교수 연구진이 상장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3 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8%가 분기 실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장기적인 가치를 희생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CFO 중 상당수가 단기 실적 전망에 부합하기 위해 지출감축 및 유익한 프로젝트 시작기간을 늦추거나 또는 미리 매출을 인식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하비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정말로 충격적인 것은 78%가 실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치를 파괴한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단지 이번 분기가 아니라 우리 국가의 장기적인 건전성에 좋은 결정들을 하는 기업 리더들을 원한다"고 말했다.

마크 로 하버드 로스쿨 법인&상법 교수도 "기업들이 고작 6개월마다 실적을 발표한다면 피해가 덜 있는 게 아니라 더 많을 수 있다"며 "실적이 분기마다 업데이트 되지 않는다면 주가는 펀더멘털과 훨씬 더 괴리가 생기게 될 수 있고 경영진이 실적을 왜곡하려는 유혹이 잠재적으로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모티머 런던 주식 트레이더는 그의 저서 'Every Man His Own Broker'에서 "안 좋은 소식이 주식시장에서 빠르게 퍼질 때 투자자는 4% 또는 5%의 적은 손실로 매도할 기회를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공개하는 시간사이에 지체되는 시간이 더 길어지게 되면 어떤 예상치 못한 조치들을 취할 때마다 그 기업의 주가하락은 하루에 20% 혹은 30%가 될지도 모른다"고 적었다.

[기사 정리=임민희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법인본부 이동수 전략가, 안장현 애널리스트]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