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보도 "일본 샤프, 일본 국내 공장 잇따라 폐쇄"

[초이스경제 진매화 기자] 최근 일본 전자업체 샤프(Sharp)가 잇따라 일본 국내 공장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하는 가운데 중국 매체들이 “중국의 제조업 굴기로 일본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진단해 눈길을 끈다.

20일 중국 증권일보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샤프는 2019년 9월 말 이전에 백색가전 사업본부인 야오(八尾)공장을 폐쇄하고 일본 국내의 백색가전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올해 연내에 도치기(栃木)공장의 액정TV 생산도 중단키로 했다. 향후 샤프는 일본에서 주로 제품의 기획과 R&D(연구와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일본 공장 폐쇄 이후에는 대만 전자업체 훙하이(鸿海)의 해외생산기지에서 가전 수주를 진행하게 된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OEM 모델 통해 현지업체에 생산을 의뢰할 계획이다.

샤프의 야오공장과 도치기공장은 각각 60년, 5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야오는 주로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백색가전 R&D와 생산, 도치기는 컬러TV 사업을 각각 담당해왔다.

또한 2개의 공장 이외에도 LED를 생산하는 미하라(三原)공장, 후쿠야마(福山)에 위치한 4개의 센서제조업체도 샤프의 폐업 리스트에 포함됐다.

▲ 일본 오사카의 샤프 본사. /사진=NHK 캡처

새로 부임한 샤프 CEO 다이정우(戴正吴)는 생산중단과 관련해 “힘든 결단을 내린 주된 요인은 비용경쟁력을 중점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여러 공장이 문을 닫게 된 것은 유감이지만, 이는 샤프의 글로벌시장 점유율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한편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주문이 위축되면서 샤프는 일본의 나라(奈良) 등 지역의 휴대폰 액정패널공장과 중국의 여러 LCD TV 조립공장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세계 각국의 LCD TV, 냉장고, 세탁기 등 사업도 축소하고 있다.

샤프의 ‘다이어트’ 계획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중국의 업계 전문가들은 일본 브랜드가 중국시장에서 지나치게 경직돼 유연하지 못하다고 믿고 있다. 또한 지난 10년 간 하이엔드 제품만을 고집한 결과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미쳤고 샤오미(小米), 러스(乐视), 레노버(Lenovo, 联想) 등 신흥업체에 발전기회를 부여했다고 진단했다.

중국가전상업협회 부비서장 장졘펑(张剑锋)은 현지매체를 통해 “글로벌시장에서의 일본가전 붕괴는 한 시대의 종말을 선언하는 것이며, 중국 가전 브랜드의 굴기(屈起)로 일본 기업은 기술 경쟁력을 잃었고 혁신능력도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 기업들은 중국 제조업시장에서 국제합작 방식을 더 많이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글로벌 전자산업은 중국과 유럽, 미국을 위주로 일본과 한국이 참여하는 국면을 형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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