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관련주는 무역협상 기대감에 껑충 vs 애플은 하락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1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올랐다. 미-중 3차 무역협상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협상 기대감이 작용했다. 그러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미국, 유럽, 그리고 중국의 환율정책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위안화 환율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아가 미-중 3차 무역협상이 길어질 수 있음을 표출한 것은 미국증시 상승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다만 미국증시는 역사상 가장 긴 강세장 기록과 관련해 이날 타이기록을 세운 만큼 강세장이 더 길어질지가 주목받으면서 하루 뒤의 증시 상황도 주목받게 됐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5822.29로 0.25%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859.17로 0.49% 높아졌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862.96으로 0.21% 올랐다.

이중 S&P500 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작성했다가 상승폭을 줄였다. 다우와 나스닥 지수도 더 높이 올랐다가 차익매물 속에 상승폭을 줄였다.

이날 미국증시가 일단 오른 것은 하루 뒤부터 이틀간 진행될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 때문 이었다. 미국 측이 협상에 일말의 기대감을 나타냈고 중국 측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0.52% 절상 고시하면서 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인 것이 미국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하루 앞두고 중국에서의 매출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올랐다. 캐터필라(+0.95%) 보잉(+0.86%) 마이크론 테크(+3.89%) 등이 그것들이다.

또한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쉐브론(+0.16%) 엑손모빌(+0.03%) 로얄더치쉘(+0.63%) BP(+0.19%) 등 정유주들도 소폭씩 올라 미국증시엔 보탬이 됐다.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은 제너럴모터스(+0.38%) 포드(+1.44%) 테슬라(+4.36%) 등 자동차 관련주들까지 웃게 했다. 자동차 관련주는 무역갈등의 한 중심에 있는 섹터다. 특히 이날 모건스탠리가 최근 상장폐지 논란을 빚었던 테슬라에 대해 “앞으로 테슬라에 대해선 분석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음에도 테슬라의 주가가 껑충 올라 눈길을 끌었다.

미국과 멕시코가 자동차 관세 등과 관련해 협상을 추진키로 한 것도 자동차 관련주엔 긍정적인 뉴스였다.

이날 주요 업종의 주가 상황을 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98%나 오르고 마이크론 테크(+3.89%) 인텔(+2.41%) AMD(+2.10%) 등 주요 반도체 종목들이 모두 껑충 뛴 것이 주목받았다. 미래산업분야에 대한 반도체 신규 수요 전망이 부각된 가운데 중국 의존도가 높은 미국 반도체 회사들의 주가가 올라준 것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게다가 이날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마저 1.02% 오르면서 시장 분위기에 힘을 더해줬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미국증시는 S&P500 지수 기준 1990년대 부터 2000년까지 이어진 사상 최장 기간 강세와 타이기록을 세웠다고 CNBC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특히 미국기업 실적 호전,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정책 등이 어우려져 나온 결과라고 미국 언론들은 덧붙였다. 향후 주가 상승이 이어지면 미국증시는 최장 기간 상승세를 다시 기록하게 된다고 미국언론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미국증시는 장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폭을 줄이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발언을 한데다 그간 너무 올랐던 애플 등 일부 기술주들이 하락세를 보인 것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면서 “협상이 길어질 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너무 빨리 금리를 인상하려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유럽과 중국 등은 여전히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날 미국증시도 상승세를 보이다가 차익매물 속에 오름폭을 줄이는 흐름을 보였다. 트럼프의 이같은 강한 발언은 미-중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일 수 있어 22~23일(미국시각) 미-중 무역협상이 어떤 성과를 낼 지가 크게 주목받게 됐다.

트럼프의 발언 속에 미국증시 대장주인 애플의 주가가 0.19% 하락하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가 0.37% 떨어진 것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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