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불안감 재발 속 금융주 하락 vs 소비 호전 속 소매주는 선전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30일(미국시각) 뉴욕증시가 5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9월 관세부과 강행 발언”이 뉴욕증시 막판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이에 장중 상승세를 보이던 미국증시가 하락세로 급전환 됐다. 게다가 브라질 등 신흥국 불안감이 다시 불거지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5986.92로 0.53% 떨어졌다. 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088.36으로 0.26% 내렸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901.13으로 0.44% 하락했다.

이날 미국증시는 오르다가 하락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이 장중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해 9월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는 뉴스를 전하면서 시장이 급랭했다. 게다가 이날 아르헨티나가 통화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기준금리를 60%로 15%포인트나 크게 인상하고 브라질 역시 정치불안 속에 헤알화 가치가 역대 치저치로 추락하면서 장앙은행 외환보유고로 긴급처방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는 등 신흥국 불안이 다시 부각된 것도 미국증시 하락을 거들었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8133 포인트라는 사상 최고치를 작성했다가 하락세로 급전환됐고 전날 2914포인트 달성 후 추가상승을 노리던 S&P500 지수는 이날 가까스로 2900선을 지키는 선에서 마감됐다.

우선 중국 관련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캐터필라가 1.97%, 보잉이 0.94% 각각 하락했다. 역시 중국관련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섹터의 주가도 부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0.94%나 하락했고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인텔(-1.05%) AMD(-1.23%) 등이 떨어졌다. 무역협상의 핵심 섹터인 자동차 관련주들도 하락했다. GM(-2.05%) 테슬라(-0.61%) 포드(-2.71%) 등이 하락했다. GM은 전날에도 “배터리 문제 등으로 중국에서의 전기차 생산 차질이 생겼다”는 뉴스에 급락했었다. 테슬라의 경우 일론 머스크 CEO가 “상장폐지철회” 방침을 밝힌 이후 계속 하락 중이다. 또한 중국의 영향을 종종 받는 마이크로 소프트(-0.06%) 어도비 시스템(-0.72%) 등도 전날의 급등세를 뒤로하고 하락했다.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감이 다시 부각되면서 미국 금융주들도 악영향을 받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0.42%) 씨티그룹(-1.48%) 웰스파고(-0.85%) JP모건체이스(-0.49%) 골드만삭스(-0.83%) 모건스탠리(-1.30%) 프루덴셜(-1.25%) ING그룹(-1.72%) 등 은행-보험 섹터 주요 금융주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반면 기술주 중에선 애플의 주가가 225.03 달러로 0.92% 더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시가총액 1조달러 자리를 더욱 굳건히 지킨 것은 그나마 미국증시 낙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애플이 오는 9월12일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키로 한 것이 이같은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애플의 흐름에 고무된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대부분 올라 준 것도 특징적인 흐름이었다. 페이스북이 0.99% 오르면서 전날의 하락세에서 벗어났고 넷플릭스도 0.80% 상승하면서 전날의 하락세를 딛고 일어섰다. 아마존은 주가가 2002.38 달러로 미국기업 중 처음으로 2000달러를 돌파하는 주식이 됐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아마존 주가는 이날에도 0.21% 상승하며 애플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 가입 가능성을 열어갔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 중 소비지표는 양호했다. 미국의 7월 소비지출이 0.4% 늘어난 것으로 발표됐다. 이는 시장 예상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는 주요 소매관련주인 베스트바이(+0.49%) 월마트(+0.48%) JC페니(+0.58%) 등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이날 미국증시 S&P500 지수군 내 주요 섹터의 흐름을 보면 전기가스 섹터만 소폭 상승했을 뿐 나머지 섹터의 주가는 모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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