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치 이번주 들어 첫 반등...신흥국 타격, 아시아 환율도 주목대상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30일(미국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달러, 유로 등 주요국 통화가치 흐름이 모처럼 방향을 급격히 바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9월 관세부과 강행 발언”을 쏟아 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미국 달러 가치는 최근의 약세 흐름을 끝냈고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최근의 강세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이 통화가치 추락을 막기 위해 긴급 대책을 마련하는 등 신흥국 시장이 크게 동요했다.

뉴욕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4.65로 0.14% 상승했다. 이번 주 들어 첫 상승이다. 최근 미국 달러가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금리인상 비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 홀 심포지엄 연설 중 ‘비둘기적 발언’, 그리고 미국-멕시코 간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타결 등의 영향으로 줄곧 하락세를 보여 왔었다. 그러다가 이날 미국 달러가치(달러인덱스)가 이번 주 들어 처음으로 반등했다.

이날 미국 달러가치 반등 원인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이날 공개된 미국의 7월 소비지출이 0.4%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이는 등 미국의 경제지표가 최근 두드러진 서프라이즈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소비자 신뢰지수 호전, 전날 발표된 미국 2분기 GDP성장률 4.2%로 4년만의 최고치 작성, 그리고 이날의 소비지줄 호전 발표는 달러가치 상승 명분을 제공했다.

게다가 이날 블룸버그 통신이 뉴욕외환시장이 열리던 장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9월 관세부과 강행 발언을 했다”고 전하면서 달러가치 상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에 이번 주 내내 진행되던 ‘달러가치 약세 vs 유로화가치 강세’ 흐름도 이날 사라졌다. 이날 달러인덱스를 결정하는 6대 통화 중 가장 큰 비중(약 60%)를 차지하며 달러의 최대 상대통화로 여겨지는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1.1671 달러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이는 전날의 1.1708 달러 보다 상당 폭 낮아진 수치다.

신흥국 시장은 더욱 요동쳤다. 이날 아르헨티나가 페소화가치 폭락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60%로 무려 15%포인트나 급격히 인상하는 조치를 취했다. 앞서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시장이 열리는 중에도 달러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화 환율은 7.94%나 폭등(페소화가치 7.94% 폭락)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부과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흥국 시장은 더욱 악화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에 아르헨티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을 상대로 긴급지원 요청에 나섰고 IMF는 아르헨티나에 500억 달러 지원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브라질은 미-중 무역불안 외에 자체 정치불안까지 겪으면서 헤알화의 가치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추락하자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막아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부과 강행을 언급한 날, 신흥국 시장이 요동친 것은 물론 유로화가치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31일 아시아외환시장 흐름도 주목받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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