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심화 속 미-캐나다 협상도 표류...미국증시 불안감 팽배

▲ 미국 뉴욕의 애플 매장 앞.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31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미국-캐나다 간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표류 속에서도 선방했다. 애플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고 아마존 역시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간 것이 그나마 미국증시를 지탱하는 힘이 됐다. 반도체 주가와 소비섹터의 주가가 선방해 준 것도 투자자들에겐 힘이 됐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 대비 22.10포인트(0.09%) 떨어진 2만5964.82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0.39포인트(0.01%) 오른 2901.52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17포인트(0.26%) 상승한 8109.54로 마감됐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여러 악재들이 존재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중국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부과 강행 발언”에 이어 미국이 희망하던 “이번 주내 캐나다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타결”도 아직 이뤄내지 못했다.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여전히 “캐나다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경우에만 협상에 찬성할 것”이라며 “아무협상에나 찬성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 미국은 여의치 않을 경우 캐나다를 빼고 미국-멕시코의 재협상 타결 만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타결 추진 가능성도 내비친 상태지만 미국 의회는 이에대해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이날 미국경제방송 CNBC는 일부 전문가의 진단을 인용해 “캐나다와의 협상 타결 보류가 이날 미국증시를 짓눌렀다”고 전했다. 미국 시장 전문지 마켓 워치도 "미국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강행은 당장 추가 피해가 크지 않더라도 무역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없애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증시 상황이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미국증시를 떠받친 종목은 단연 애플이었다. 애플은 최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시가총액 1조달러 지위도 굳건히 지켜내고 있다. 9월12일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키로 한 것 등이 애플의 모멘텀이 되고 있다. 이날에도 애플의 주가는 227.63 달러로 1.16%나 급등한 것이 다우존스 지수 낙폭을 줄이게 했고 나아가 나스닥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그런가하면 전날 미국 주식 종목 중 처음으로 주가 2000달러를 돌파하며 애플에 이어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 가입을 향해 내달렸던 아마존의 주가는 이날에도 0.52% 상승하며 미국 기술주 상승에 애플과 함께 쌍두마차 역할을 했다.

특히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앞으로 기술주 섹터에서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시대가 가고 MAGA(MS, 아마존, 구글, 애플)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었는데 이날 그런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FAANG 종목 중 애플과 아이폰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지만 넷플릭스(-0.89%) 페이스북(-1.08%)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1.80%) 등은 하락했다. 반면 MAGA 중에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만이 하락했을 뿐 애플, 아마존, MS(+0.34%)는 모두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들 MAGA 종목의 특징은 신산업과 클라우드 분야 등에서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 호조 속에 이날 미국 소매, 소비 관련주 들은 그래도 선전했다. 소매주 중에서는 달러제너럴(+1.96%) 베스트바이(+1.99%) JC페니(+1.72%) 등이 올랐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미국 최대 가전매장인 베스트 바이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눈길을 끌었다. 소비재 중에선 스타벅스(+0.66%) 얌브랜드(+1.39%) 등이 올랐다.

애플의 신제품 훈풍은 애플에 부품 등을 공급하는 반도체 섹터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0.58% 올랐고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인텔(+0.39%) AMD(+1.12%) 엔비디아(+1.03%) 등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이날 미국 금융주들은 부진했다. 미국의 대중국 2000억 달러 관세부과 강행, 미국-캐나다 간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표류 속에 신흥국 금융시장 위기가 다시 불거지자 미국 금융주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 또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주요 금융주 중에선 뱅크오브아메리카(-0.26%) 씨티그룹(-0.26%) JP모건체이스(-0.53%) 골드만삭스(-0.66%) 모건스탠리(-0.95%) 등이 약세를 나타냈다.

최근 유가가 급등했지만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이날 정유주들이 급락한 것도 미국증시를 압박했다. 로얄더치쉘(-1.64%) 쉐브론(-1.13%) 엑손모빌(-0.42%) BP(-1.61%) 등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미-중 무역갈등 심화, 미국-캐나다 간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표류 등이 불거진 가운데 무역협상의 한 중심에 있는 자동차 관련주는 이날에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제너럴 모터스(-0.85%) 테슬라(-0.49%) 포드(-2.27%) 등의 주가가 모두 떨어졌다.

뉴욕 월가 일각에선 “미-중 무역갈등 심화 속에 달러가치 강세가 다시 두드러질 경우 미국발 신흥국 불안이 더 커질 수 있고 이에 따른 부메랑 우려도 부각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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