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갈등 심화 속 3대지수 하락...반도체, 바이오, FAANG주 사실상 부진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4일(미국시각) 뉴욕증시가 모처럼 문을 열었지만 시장은 침울했다. 미국- 중국 간 무역갈등 심화, 미국-캐나다 간 무역협상 표류가 시장을 짓눌렀고 신흥국 불안이 가중된 것도 미국증시에 불안감을 안겼다. 다만 신제품 출시를 앞둔 애플이 더 오르고 애플에 이어 아마존이 장중 시가총액 1조달러를 잠깐이나마 돌파한 점, 일부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점은 미국증시 낙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 종목별, 업종별 차별화 현상도 뚜렷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5952.48로 0.05% 하락했다. 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091.25로 0.23% 떨어졌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896.72로 0.17% 내렸다.

지난 주 미국-캐나다 간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에서 캐나다를 제외할 뜻을 비친 점, 관세부과 공청이 끝나는 시점(6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2000억 달러 관세부과 강행방침을 밝히기로 한 점 등이 이날 미국증시를 압박했다.
 
이날 미국의 시장 전문지 마켓워치는 “무역갈등 우려에 투자자들이 주목했다”면서 “미국-캐나다, 미국-중국 간 갈등 여부에 증시가 위축됐다”고 전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에 대한 IMF(국제통화기금)의 500억 달러 조기지원 지지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신흥국 불안이 진정되지 않은 것도 월가엔 악재였다.

특히 무역갈등 심화 우려 속에 중국 관련주 중에서는 캐터필라의 주가가 0.44% 떨어졌다. 다우존스 종목 중 나이키는 트럼프와 사이가 좋지 않은 전 NFL 선수 콜린 캐퍼닉을 광고모델로 기용했다해서 주가가 3.16%나 떨어졌다.

무역갈등 우려 심화 속에 자동차 관련주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GM(-1.25%) 포드(-0.11%) 테슬라(-4.21%) 등의 주가가 모두 떨어졌다.

무역갈등 심화 속에 반도체 관련주도 사실상 부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0.69% 오르긴 했지만 AMD(+11.48%)의 주가가 일부 투자기관의 목표가 상향으로 크게 오른 것을 제외하면 다른 종목들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웨스턴디지털 등은 향후 생산제품 가격 하락 우려에 일부 투자기관으로부터 투자의견 하향 조치를 받았고 주요 반도체 종목인 마이크론 테크(-1.12%) 인텔(-0.97%) 등은 미-중 무역갈등 우려 속에 하락했다.

여기에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가 0.99% 하락하는 등 바이오 주가가 신통치 않은 흐름을 보인 것도 미국증시 하락을 거들었다.

미국 기술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 흐름은 크게 엇갈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에 이어 아마존, 알파벳 등이 향후 시가총액 1조달러 예비군”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12일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이날에도 주가가 0.32% 더 오르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또한 아마존의 주가는 장중 한때 2050 달러까지 솟구치며 ‘꿈의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가 후퇴했다. 향후 종가기준 1조달러 돌파 여부가 주목받게 됐다. 실제로 투자기관 CFRA는 아마존의 목표가를 2200 달러로 제시, 시가총액 1조달러 달성을 낙관해 주목받았다. 이날 아마존의 종가는 2039.51 달러로 1.33% 상승했다.

그러나 이날 다른 FAANG 주들은 부진했다. 모펫나단슨이 페이스북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하자 이 회사 주가가 2.60%나 떨어졌고 이 여파로 넷플리스(-1.11%),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1.66%) 등이 줄줄이 급락하면서 나스낙 지수를 하락세로 이끌었다.

그나마 뱅크오브아메리카(+0.68%) 씨티그룹(+0.22%) 웰스파고(+0.55%) JP모건체이스(+0.50%) 등이 반말 매수 속에 오른 것이 미국증시 하락폭을 제한했다.

또한 애플 신제품 기대감 속에 미국 최대 가전매장인 베스트바이(+1.41%) 등 일부 소매유통주가 강세를 보인 것도 미국증시 추가 하락을 저지했다.

멕시코만 허리캐인 '고든' 우려 속에 미국산 유가가 이날 올라주면서 쉐브론(+0.35%) 엑손모빌(+0.15%) 등 일부 정유주가 상승한 것도 미국증시엔 그런대로 안도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S&P500 지수군 내 11개 섹터 중 금융(+0.53%) 등 3개 섹터의 주가만 올랐을 뿐 IT(-0.30%) 통신(-1.12%) 등 9개 섹터의 주가는 하락했다.  
 
이날 공개된 미국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구매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지수가 61.3을 기록, 2004년 5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 주목받았다. 무역전쟁 와중에도 미국 경제는 여전히 굳건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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