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필수소비재가 낙폭 제한...3대지수 혼조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5일(현지시각) 뉴욕증시가 부진했다. 다우지수는 소폭 올랐지만 기술주들은 추락했다. 페이스북, 트위터의 경영진이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과 관련해 열린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보안관련 비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 기업의 비용증가 우려를 키우며 미국 기술주에 직격탄을 가했다. 다만 이날 일부 투자기관이 캐터필라, 월마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한 영향으로 필수소비재 관련주들이 오르면서 다우지수는 가까스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2.51포인트(0.09%) 상승한 2만5974.99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8.12포인트(0.28%) 떨어진 2888.60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6.07포인트(1.19%) 급락한 7995.17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1.6%까지 하락폭을 키웠다가 낙폭을 줄였다.

미국증시 투자자들은 이날 3가지를 주시했다.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상원 청문회에서의 SNS 업체 경영자들의 발언, 그리고 미국-캐나다간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돌입, 신흥국 불안 등이 그것들이다.

이중 캐나다-미국 간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과 관련해선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이 “새로운 안을 갖고 협상에 임했다”고 했으나 트럼프가 지난 주말 트윗을 통해 “캐나다를 북미자유무역협정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탓에 이번 재협상 관련 긴장감도 컸다. 게다가 트럼프는 이번 재협상 재개와 관련해서도 "공정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것이 시장에 불안감을 안겼다.

게다가 최근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공, 터키,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월가 일각에선 “미국 연준이 9월 금리를 또 인상할 경우 신흥국 불안감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날 뭐니뭐니 해도 SNS 업체 경영자들의 청문회 증언이 미국증시에 가장 큰 타격을 안겼다.

특히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는 “러시아의 2016년 태통령 선거 개입과 관련해 대응이 늦었다”면서 “보안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비용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트위터 CEO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다만 구글(애플) 측은 청문회 참석을 거절했다.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장관은 SNS 규제 필요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매체가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파장을 키웠다.

가뜩이나 미국-중국 간 무역갈등 및 그에 따른 관세부과 시 미국기업들의 비용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SNS 기업들의 비용증가 우려가 크게 부각되면서 이날 미국증시 기술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미국 기술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모두 추락했다. 페이스북이 2.33%, 아마존이 2.19%, 애플이 0.65%, 넷플릭스가 6.17%,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1.01% 각각 하락했다. 트위터의 주가는 6.06%나 떨어졌다.

특히 이날 아마존의 주가는 1994.82 달러까지 밀리면서 전날 장중에 시가총액 1조 달러 달성 후 마감가 기준 시총 1조달러 달성은 좀더 뒤로 미뤄야 할 상황이 됐다. 다만 이날에도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마존의 경우 향후 시가총액 2조 달러도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해 주목받았다.

어찌됐든 이날 미국 FAANG 주의 하락은 다른 기술주들까지 짓눌렀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 소프트(-2.88%) 어도비시스템(-3.95%) 등도 추락했다.

이에따라 최근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새로 부상중인 MAGA(MS,아마존, 구글, 애플)의 주가도 이날 FAANG 주와 함께 떨어졌다.

미국 반도체 기업 중에선 엔비디아(-1.86%) 마이크론 테크(-4.60%) 인텔(-0.50%) 등이 하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도 0.50% 하락했다.

신흥국 불안감 속에 미국 금융주들도 혼조세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0.13%) 웰스파고(+0.26%) 등은 소폭 상승했으나 씨티그룹(-0.32%) JP모건체이스(-0.49%) 등은 하락했다.

자동차 관련주들은 무역불안감에 여전히 부진했다. 제너럴 모터스(-0.87%) 테슬라(-2.84%) 등이 하락했다. 포드는 0.21% 올랐다.

그나마 이날 일부 투자기관이 월마트, 캐터필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한 것이 다우존스를 상승세로 이끌었다. 건설주들이 상승한 것도 미국증시 하락폭을 제한했다. 소매업체 중에선 월마트의 주가가 1.32%, 달러제너럴의 주가가 1.13% 상승했다. 건설관련주 중에선 레나(+1.55%) 톨브라더스(+2.07%) DR호튼(+0.96%) KB홈(+1.45%) 등의 주가가 올랐다. 캐터필라는 1.70% 상승했다. 3M(+1.55%) 존슨앤존슨(+1.60%) 코카콜라(+1.39%) 등의 상승도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분노와 보이콧으로 나이키 주가가 박살났다”고 했으나 이날 나이키 주가는 0.40% 반등했다.

이날 S&P500 지수군 내 주요 섹터의 주가 흐름을 보면 IT섹터가 1.50% 급락했고 에너지 섹터의 주가는 유가 하락 영향으로 0.08% 하락했다. 금융섹터는 0.03% 오르는데 그쳤다.

이날 라가르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금융위기가 끝난지 10년이 지났지만 위기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다”고 밝혀 시장에 긴장감을 안겼다. 이와 관련 월가에선 “9월에 미국이 금리를 또 올리면 신흥국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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