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무선 네트워크 상용화에 각국 정부 경쟁 가세"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5G시대를 맞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무선인터넷 시장을 지배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미·중 간 무선인터넷 선점 경쟁을 다뤄 눈길을 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초기 물결은 주로 미국과 유럽 회사들이 주도했었다"며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법을 또 다시 바꿔놓을 5G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나 아니면 중국이 군림할 것인지를 결정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장비회사들과 통신회사들은 현재의 4G보다 100배는 더 빠른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를 시험하고 선보이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중국이 더 큰 압력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 정부들도 경쟁에 가세했다.

▲ 중국 IT기업 화웨이. /사진=뉴시스

화웨이(Huawei) 선전 본사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연구원들은 7월에 모여 5G라고 이름 붙여진 기술들 중 하나를 자축했다. 이 기술은 터키 과학자 에르달 아리칸이 개발했는데 이번 승리는 미래에 화웨이로 유입될 로열티와 영향력을 의미했고 이 기술을 손에 넣기 위한 중국의 모험에 이정표가 됐다.

최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위치한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에서는 엔지니어들이 빛을 반사하는 유리 코팅이 5G의 초고속 인터넷을 가정으로 보내는 것을 어떻게 방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버라이즌은 지난해 11개 시장에서 5G로 실험하기 시작했다. 노키아에서 엔지니어들은 공장 근로자들이 드론을 조정하거나 바이탈 사인을 모니터하러 이동하는 중간에 팔찌처럼 착용할 수 있는 5G 호환 근무복을 테스트 중이다.

5G 지지자들은 특허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로열티로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며 주요 장비회사들은 국가정보기관들과 군대가 경쟁 국가들의 네트워크를 스파이 하거나 또는 지장을 주려고 할 때 이들이 유리한 입장에 서게 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지표에서는 중국이 앞서고 있다. 2013년 이후 중국 정부 주도의 한 위원회가 통신회사 및 휴대폰 제조회사들과 함께 테스트 및 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AT&T, 버라이즌, 삼성전자, 노키아 등이 이 실험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3대 통신사들은 올해말 일부 도시에서 5G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지만 새 모바일기기들이 내년 초까지 준비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5G 경주는 각 국가의 우위를 확보하려는 것을 목표로 한 보복규제 움직임이 따라오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5G에서 앞서나갈 것을 우려하며 지난 3월 싱가포르 기반 브로드컴의 퀄컴(미국 반도체 대기업) 인수를 저지했다. 중국도 7월 계획된 퀄컴의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NXP 반도체 인수를 무산시켰다.

미국은 화웨이의 영향력 확대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2012년에 의회 패널은 ZTE와 함께 화웨이가 국가안보의 위협이라고 명명했다. 두 기업은 스파이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지난달 호주는 5G 네트워크에 화웨이와 ZTE 장비를 금지했으며 다른 미국 동맹국들도 비슷한 규제를 검토 중이다. 중국 정부도 마찬가지로 스파이 활동에 대한 우려로 중국 네트워크 내에서 미국 첨단기업들을 교체하거나 또는 금지하려고 압박을 넣고 있다.

중국은 5G 개발에 가장 공격적이다. 베이징 북쪽의 만리장성 인근에 위치한 정부 산하의 5G 연구소에서는 IT기업들과 대학, 중국 산업정보통신부(MIIT) 산하의 연구소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실험을 관장하고 있다. 현직 차이나모바일 수석 모바일 기술과학자 치린은 중국의 5G 서비스가 2020년까지 상용화 준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에 위치한 투자은행 제프리스 통신 애널리스트 에디슨 리는 "5G는 중국에 매우 중요한 전략 프로젝트로 한꺼번에 모든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그들이 5G의 문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다면 6G, 7G, 8G의 문에 발을 들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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