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제작물로 맞설 가능성...아시아 진출서도 격돌 예상

▲ 뉴욕 증시의 디즈니 로고.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보는 OTT(Over-the-top, 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추세다. 특히 디즈니가 조만간 OTT 사업을 본격 공개할 계획으로 알려지며 넷플릭스와 아마존에 이어 디즈니까지 경쟁에 가세할 움직임이다.

22일 관련 업계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디즈니의 OTT 사업은 미디어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OTT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을 뜻하는 ‘Over The Top’의 준말이다. 'Top'은 셋톱박스를 의미한다. 셋톱박스를 넘어선다는 의미로 PC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제공되는 드라마, 예능, 영화 등을 일컫는다.

인터넷의 발달로 OTT 사업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반면 케이블 업체 등 미디어 사업은 죽을 쑤고 있다. 미국에서는 OTT가 케이블 채널의 아성을 무너뜨린지 오래다. 미국 내 케이블 채널 가운데 100여개 업체가 방송 해지 등으로 경영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디즈니 역시 OTT의 등장으로 미디어 부문이 큰 타격을 입었다. 미디어사업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2013년 64%에서 2017년에는 47%로 낮아졌다. 절치부심하던 디즈니는 21세기 폭스를 인수하며 자연스럽게 미국 내 3위 OTT인 훌루 사의 지분 60%를 확보했다.

디즈니는 조만간 자체 OTT 사업을 공개할 계획이다. 최근 OTT 사업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자체제작 컨텐츠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가 오늘날처럼 성장한 것도 자체 제작물인 '하우스 오브 카드'(백악관 이야기)의 성공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꼽힌다.

디즈니 역시 독점 보유한 마블 히어로물을 공개해 초반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즈니의 콘텐츠 제작 역량과 폭스 인수를 통한 콘텐츠 다양성 확장은 넷플릭스의 독주체제에 큰 위협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 김세환 연구원도 "OTT 시장에서 컨텐츠가 우선시되면서 넷플릭스는 120억 달러를 투입해 제차제작에 나서고 있다"며 "디즈니 역시 넷플릭스처럼 독점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며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OTT 시장 역시 경쟁 심화로 레드오션이 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시장에서 맞부딪힐 가능성도 커졌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이 이미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상황에서 디즈니도 ‘폭스’의 자회사인 인도 OTT ‘핫스타’를 이용한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OTT 시장 규모는 2018년 226억달러로 전년 대비 12.2%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매년 8.8%씩 증가해 2022년 시장규모는 306억달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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