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선제적 통화정책 현실화 우려...일본에만 좋은일 시킬지 주목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과 캐나다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이 타결돼 국제 금융시장에는 투자분위기가 회복됐다. 그런데도 원화환율은 소폭이지만 상승했다.

미국달러 대비 원화환율은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1111.8 원에 마감됐다. 전주말보다 2.5원(0.23%) 올랐다.

뚜렷한 불안요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에서 이탈리아 예산 적자가 심각해지기는 했지만, 아시아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단계는 아직 아니다. 이보다는 NAFTA 협상이 더 아시아 시장에서 힘을 발휘한다.

원화환율의 이날 상승은 금융시장의 투자 불안 여부보다는 달러 자체의 강세 때문으로 풀이하는 것이 더 설득력 있다.

이날 또 하나 주목해야 되는 엔화환율의 상승이다. 원화환율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엔화환율의 급등은 한국 경제에 심상치 않은 일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엔화환율은 114.04 엔으로 전주말 뉴욕시장 마감 때보다 0.3% 올랐다.

100엔 대비 원엔환율은 974.92 원으로 외국환중개기관이 이날 오전 고시한 975.79 원보다 낮아졌다. 원엔환율은 지난 달 21일부터 1000원에 못 미치고 있다. 원엔환율 1000원은 수출업계가 한국 제품 가격경쟁력의 중요기준으로 여기는 수준이다.

원화환율과 엔화환율은 금융시장 불안 여부에 따라 등락이 엇갈리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런 통상적 모습과 달리 함께 올라갔다는 것은 외환시장의 이날 주요 변동요인이 달러 강세에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통화정책 기조가 ‘시장 순응적(accommodative)’이라는 문장을 성명서에서 삭제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확대해석을 자제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는 구두점 하나도 금융시장이 무시해서는 안 될 변화를 가져온다.

Fed의 이번 성명서 변경은 통화정책이 ‘예방적(preemptive)’ 기조로 전환되기 직전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Fed는 지난 6월 성명서에서는 “금리가 기대되는 수준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는 문장이 포함된 문단을 통째로 삭제했었다.

점점 짙어지는 선제적 기조로의 전환 가능성을 외환시장에서 체감하기 시작한 것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로가치는 1유로당 1.1596 달러로 0.07% 하락했다. 이탈리아 집권당이 내년 예산의 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4%로 제시한 것이 이탈리아 재정에 대한 우려를 가져오고 유로가치를 1.16 달러 아래로 떨어뜨렸다.

파운드가치는 1.3052 달러로 0.16%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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