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폭등, 中 애플-아마존에 스파이칩?...3대지수 하락, 나스닥 급락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4일(미국시각) 뉴욕증시에서는 금융, 전기가스 섹터를 제외한 모든 섹터의 주가가 추락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에 3.2%를 돌파한 점, 중국이 애플과 아마존에 스파이 칩을 심었다는 우려감이 부각된 점 등이 미국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 국채금리 폭등은 차입이 많아 금리부담을 꺼리는 건설, 바이오, 중소형주에 직격탄을 가했고 중국의 스파이칩 우려는 애플-아마존이 리드하는 FAANG 주식과 보안우려를 함께 받는 반도체 관련주 등에 직격탄을 가했다. 여기에 국제 유가 하락으로 정유주까지 내리면서 미국증시에선 금융 및 전기가수 단 두섹터를 제외하고는 모든 섹터의 주가가 땅으로 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가 전일 대비 200.91포인트(0.75%)나 떨어진 2만6627.48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3.90포인트(0.82%) 하락한 2901.61을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5.57포인트(1.81%) 추락한 7879.51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전날까지 이틀 연속 사상최고치 행진을 벌이다 급락세로 전환됐다. 장중 한때 350포인트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파월 연준 의장이 중립금리를 현재보다 높은 2.5~3.0%로 언급하면서 “중립금리까지 가려면 멀었다”고 밝히자, 미국 국채금리가 솟구치고 이것이 미국 대부분 기업의 금융비용 증가 부담을 우려케 하면서 미국증시에 큰 타격을 가했다.

게다가 중국이 애플-아마존 제품에 스파이칩을 심었다는 악재가 터졌다. 애플-아마존은 부인했지만 시장 파장이 아주 컸다. 또한 커들로 미국국가경제위원장은 “미국은 중국에 대항할 새로운 무역연합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미-중 무역갈등 우려도 여전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3.20%를 상향 돌파했다. 그 결과 미국 금융주들은 활짝 웃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1.43%) 씨티그룹(+0.36%) 웰스파고(+1.63%) JP모건체이스(+0.90%) 등이 모두 상승했다. 금리가 뛰면 은행들은 예대마진을 챙기기가 쉬워진다.
 
애플-아마존 스파이칩 파장에 미국 대형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모두 급락했다. 페이스북은 2.21%, 아마존은 2.22%, 애플은 1.76%, 넷플릭스는 3.55%,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2.84% 각각 추락했다.

중국이 스파이칩을 심었을 경우 애플-아마존 뿐 아니라 다른 커뮤니케이션 기업과 반도체 기업에도 비슷한 위협이 가해졌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했다. 그 결과 FAANG 종목 중 커뮤니케이션 섹터에 있는 기업들의 주가도 급락했고 반도체 섹터 역시 마찬가지 우려에서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84%나 떨어졌고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마이크론 테크(-2.19%) 인텔(-1.29%) AMD(-2.29%) 엔비디아(-2.59%)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그 뿐 아니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 소프트(-2.07%) 어도비 시스템(-2.51%) 등의 주가도 더불어 급락했다.

미국 국채금리 폭등은 금리부담을 많이 느끼는 업종 및 기업에 큰 타격을 가했다. 우선 차입이 많은 건설기업들이 흔들렸다. 레나(-3.35%) 톨브라더스(-1.41%) DR호튼(-2.36%) KB홈(-1.45%) 등의 건설관련주들이 일제히 내렸다. 금리가 오르면 건설회사 금융비용이 높아지고 주택 경기도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또한 국채금리 폭등은 미국 바이오 섹터의 주가도 짓눌렀다. 바이오 섹터는 신제품 개발 수요가 많아 차입이 많은 게 특징이다.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가 2.87%나 폭락했고 주요 바이오 종목 중에선 바이오젠(-2.74%) 암젠(-1.66%) 길리어드사이언스(-3.09%) 등의 급락세가 두드러졌다. S&P500 지수군 내 헬스케어 섹터의 주가가 0.94% 하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이날 국제 유가가 하락한 가운데 쉐브론(-0.29%) 엑손모빌(-0.66%) 등 주요 정유주가 내린 것도 미국증시 하락과 무관치 않았다.

이날 S&P500 지수군 내 주요 섹터의 흐름을 보면 금융(+0.71%) 전기가스(+0.54%)를 제외한 전업종의 주가가 추락했다. IT 섹터는 1.78%나 곤두박질쳤고 커뮤니케이션 섹터도 1.48%나 떨어졌다. 이 두 업종은 중국 스파이칩 쇼크 속에 급락했다.

미국증시가 근래 보기드문 흔들림을 보이면서 이날 뉴욕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장중 한 때 31%나 폭등하며 15.22까지 치솟기도 했다.

다만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3.2%를 돌파했다가 3.18%로 소폭 낮아진 점, 파월 의장의 발언과 관련해 “실수가 있었던 것 아니냐, 지난 달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때 수준의 발언을 반복한 것이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미국증시는 낙폭을 다소 줄이며 마감됐지만 시장 불안감을 감출 수 없는 하루였다.

한편 이날 미국 시장전문지 마켓 워치는 “미국 경제가 양호하고 연준의 긴축 의지도 강한 만큼 미국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전문가의 진단을 전해 향후 미국발 금리쇼크가 미국증시는 물론 전세계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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