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금리, 환율 경계감 높아...반도체, 소비주 이슈도 주목"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한국증시가 지난 9월 말 이후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8~12일)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연일 순매도 중인 외국인들의 태도가 바뀔지도 관심사다.

7일 증권계와 미국 경제방송 CNBC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5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5개래일간 내림세를 지속하며 3.7% 하락했다. 한 달 반에 걸친 코스피 상승분을 닷새 만에 모두 반납한 셈이다. 지수 하락은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이외에도 중국의 따이공(보따리상) 규제, 반도체 · 바이오 관련 이슈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외국인들은 5거래일간 코스피 시장에서만 1조3800억원어치 물량을 쏟아냈다.

금주 국내 증시 전망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국내 증시에 종종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 뉴욕 증시는 지난 5일(미국시간) 3대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0.68%)와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0.55%)는 물론 나스닥(-1.16%)도 미끄러졌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3.24%까지 뛰어오른 데다 미국 9월 실업률이 3.7%로 196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금리 추가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 것 등이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3.2%대 까지 상승하면서 달러 가치 고공행진이 진행되는 상황, 10월 중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인 점 등을 고려하면 금리와 환율에 대한 경계감이 높은 시기가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도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추세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KB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 급등이 증시를 무너뜨릴만한 상황은 아니다”면서 “최근의 국내 증시 조정은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후퇴했다기보다는 신흥국 증시 부진 속에 지역 순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 강세 기조가 반드시 우려할 상황 만은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 내수시장에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의류 OEM 기업들의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김 연구원은 전했다.

달러 강세의 분위기는 오는 10일(미국시간) 발표 예정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가 미국 내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다는 시그널을 보낼 경우 금리 급등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줄어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달러 강세가 진정될 경우 국내 시장에서 매도를 지속해왔던 외국인들의 태도가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시즌 개막과 관련해서는 기대치가 높지 않은 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전망치는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 중이며 어닝 서프라이즈 비중도 과거평균을 밑돌고 있다”면서 “IT하드웨어, IT가전, 에너지 등 실적 호전주에 대한 관심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업종의 경우 D램 가격의 하향 전망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국인 순매도의 주 타겟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 소비주의 경우 미-중 무역갈등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소비 위축 등으로 3분기 이익 기대감이 줄어든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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