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화책, 국채금리 진정에도 미국증시 이틀연속 붕락...공포지수 껑충

▲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했다.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11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전날의 붕락에 이어 또 추락했다. 이날엔 미국 국채금리가 완만하게 하락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발언을 하면서 반등 요인이 생기기도 했지만 미국증시는 또 추락했다.

이날 공개된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덜 오른 것은 증시를 안도시키는 요인이기도 했지만 미국경제 둔화 우려 측면에서는 악재가 될 수도 있는 재료였다.

크리스틴 라가르트 IMF(국제통화기금) 총재가 전날 “글로벌 증시가 너무 올랐다”고 경고한 가운데 미국경제와 미국증시가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불안감과 이로 인한 10월 증시 위기설 속에 이날 미국증시가 또 곤두박질 쳤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545.91포인트(2.13%)나 곤두박질 치면서 2만5052.83에 마감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도 57.31포인트(2.06%) 추락한 2728.37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2.99포인트(1.25%) 떨어진 7329.06을 기록했다.

전날의 경우 뉴욕증시 3대 지수는 3% 이상씩 붕락했다. 이날엔 전날보다 낙폭은 줄었지만 폭락세는 지속됐다. 다우존스 지수는 이틀간 1300포인트 이상 미끄러져 내렸다. 다우지수에 소속된 30개 종목의 경우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이틀 연속 전종목 하락세를 나타냈다. S&P500 지수군 내 11개 섹터의 주가 또한 전날에 이어 이날, 이틀 연속 전 업종에서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국증시 처참한 흐름은 이틀 연속 지속됐다.

이날엔 증시 상황이 전날보다는 나아졌다. 우선 그간 폭등세를 지속하던 10년물 미국 국채금리가 이날엔 3.15%로 진정됐다. 이는 전날의 3.22%보다 상당 폭 낮아진 것이다. 또한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증시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중국과의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까지 내 보였다. 그러나 장중 증시가 오르내림을 반복했을 뿐 증시 패닉 흐름은 연일 이어졌다.

이날 발표된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에 그치면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는 미국 국채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증시에 일부 안도감을 안겨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지수 부진은 미국 경제가 정점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우려감을 심어주면서 다른 한편으론 걱정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ANZ(호주뉴질랜드은행)에 따르면 전날 IMF는 세계증시 거품을 우려했다. 크리스틴 라가르트 IMF 총재는 “전세계 증시가 너무 올랐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유럽증시가 급락했고 미국증시도 추락했다. 미국증시는 이날 “미국 경제가 정점에 이른 것 아니냐, 미국증시가 너무 오른 것 아니냐,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우려된다”는 불안감이 지속된 가운데 10월 증시 위기설 속에 연일 폭락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부장관이 “이번과 같은 미국증시 조정은 늘 있는 것”이라며 “놀랄 일이 아니다”면서 분위기 전환에 나섰으나 먹히지 않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에도 “연준의 빠른 금리인상은 좋지 않다”며 또다시 경고하고, 나아가 장 막판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할 것”이라는 점을 밝혔으나 증시 흐름은 트럼프를 외면했다.

특히 미국증시 대형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 불안이 전날에 이어 지속됐다. 페이스북만 1.30% 상승했을 뿐 아마존(-2.04%) 애플(-0.88%) 넷플릭스(-1.47%)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0.13%) 등이 모두 떨어졌다.

기술주중 하드웨어를 대표하는 3D시스템즈(-1.32%), 소프트웨어를 대표하는 마이크로 소프트(-0.24%), 네트워크를 대표하는  시스코시스템스(-3.31%) 등 다른 기술주들도 급락세를 보였다.

반도체 섹터의 급락세도 이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03%나 하락한 가운데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인텔(-1.27%) 크리(-2.66%) 퀄컴(-3.66%) 엔비디아(-4.30%) 등의 급락세가 두드러졌다. 마이크론 테크(+0.87%) AMD(+1.20%) 등 일부 종목이 반등했으나 반도체 전반의 주가는 급락세를 이어갔다. 최근 도이체방크, 모건스탠리 등의 반도체 수요 둔화 전망 속에 반도체 섹터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전날에 이어 바이오섹터-헬스케어 섹터의 추락도 이어졌다. 이날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가 1.96%나 곤두박질 쳤고, S&P500 지수군 내 헬스케어 섹터의 주가 역시 2.67%나 떨어졌다.

이날 국제 유가가 급락했지만 투자심리 위축 속에 다우 운송지수도 1.46%나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 부진 속에 소비관련주들도 부진했다. 소매주 중에선 달러제너럴(-3.43%)과 월마트(-1.92%)의 하락이 두드러졌고 소비재 관련주 중에선 스타벅스(-2.05%) 코카콜라(-2.28%) P&G(-3.16%) 등의 하락폭이 컸다.

이날 9월 소비자물가부진 여파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하락한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인상을 또다시 비판한 가운데 금융주들도 곤두박질 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3.01%) 씨티그룹(-2.24%) 웰스파고(-1.89%) JP모건체이스(-3.00%) 골드만삭스(-0.89%) 모건스탠리(-2.53%) 등의 주가가 모두 급락했다.

위험자산 회피 속에 유가마저 추락하자 미국증시 내 시가총액 비중이 큰 정유주들이 곤두박질 친 것도 이날 미국증시 폭락을 거들었다. 쉐브론(-3.40%) 엑손모빌(-3.45%) 등의 하락폭이 컸다.

종목별 특징주를 보면 델타항공의 주가가 실적 호전 기대감 속에 3.56% 상승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S&P500 지수군 내 주요 섹터별 주가 흐름을 보면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11개 전업종의 주가가 추락한 가운데 에너지(-3.09%) 금융(-2.93%) IT(-1.27%) 커뮤니케이션(-0.84%) 섹터 등의 하락 폭이 컸다.

다우지수 전종목 추락, S&P500 지수군 내 전업종 추락 속에 이날 미국증시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는 25.53으로 11.2%나 치솟았다. 장중 한때 변동성 지수는 25%나 솟구치기도 했다. 변동성 지수가 20을 넘으면 공포감이 위험수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이날 프랑스 대형은행인 BNP 파리바는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우려가 시장을 침울하게 하고 있다”면서 실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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