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0년대 중앙은행 문 닫은 잭슨 대통령 비슷한데... 정당한 사유 없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중앙은행이 “미쳤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격렬한 비난은 끊이지 않고 있다. 마침내 로이터, 블룸버그와 같은 경제언론 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기사를 전면에 내세울 정도가 됐다.

뉴욕타임스는 워싱턴포스트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 일간지로, 두 신문 모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단골로 “거짓말 뉴스”로 비난받고 있다.

이런 뉴욕타임스가 중앙은행인 Fed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기사를 썼으니 문맥 곳곳에 비판과 조롱이 담겼다.

뉴욕타임스는 학자들의 설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하게 중앙은행을 비판한 것은 1830년대 Fed의 전신인 미국제2은행(the Second Bank of the United States)을 문 닫게 만드는데 성공한 앤드루 잭슨 당시 대통령과 비슷하다고 비교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주가 상승에 자신의 정치적 행운을 편승시키더니 이제 주가가 떨어지자 이를 자신과 무관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잭슨 전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은 시장에 Fed 정책이 바뀔 것이란 전망을 별로 주지 못하고 있으며 Fed는 이를 일축해 오는 12월 올해 네 번째 금리인상을 할 것 같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달 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올해 세 번째 금리인상을 한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도 언급 않고 그의 비판에 영향 받을 가능성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기자들에게 “Fed가 미쳐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파월 의장에 대해서는 “실망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굳이 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의 연임 관행에서 벗어나면서까지 임명한 인사다. 옐런 전 의장을 교체한 주된 이유는 그가 민주당원이란 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통령선거 때부터 이런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취임 후 낮은 실업률과 높은 주가가 유지되는 것을 보고 옐런 전 의장의 연임을 갈수록 심각하게 고려하다 끝내 파월 의장으로 교체했다. 파월 의장은 옐런 전 의장보다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왔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지만, 그에게 해임권한 자체가 없을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대통령이 이론적으로 “사유에 따라” Fed 의장을 바꿀 수는 있지만, 법원이 인정하는 사유에 정책에 대한 이견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뉴욕타임스는 의회선거인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하는 공화당 후보들 입장도 트럼프 대통령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많은 공화당원들이 금리가 그동안 너무 낮았고 인상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비판한다는 것이다. 공화당원들은 줄곧 저금리 정책이 월가의 투자자들만 부유하게 만든다고 비판해왔다.

뉴욕타임스는 이전 미국 대통령들이 Fed의장을 몰아붙인 사례도 소개했다.

린든 존슨 대통령은 1960년대 후반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 Fed 의장을 자신의 텍사스 목장으로 불러 대통령보다 덩치가 작은 마틴 의장을 벽에 밀어붙였다고 전했다. 후임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보좌진들을 통해 마틴 의장의 후임자인 아더 번스 Fed의장에게 협박메일을 보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Fed가 금리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Fed에 대한 압력이 생산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1993년 취임한 빌 클린턴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후임 대통령들은 모두 통화정책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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