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 신세계 이명희 등 재벌소유 고가주택 공시가격 조작"

▲ 자료=경실련 제공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고가주택 소유 재벌들이 엉터리 부동산가격 공시로 인해 수십년간 세금 특혜를 누려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2016년과 올해 최고가 단독주택 상위 50위의 공시가격(땅값+집값)과 땅값(공시지가)을 비교·분석한 결과, 2016년에는 상위 50채 중 42채가 집(건물)값이 '마이너스'였고 올해는 50채 중 18개 집(건물)값이 ‘0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매년 수천억의 국민 세금을 투입해 공시가격과 공시지가를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1989년 제도 도입 후 30년 동안 엉터리 부동산가격 공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게 경실련 측의 주장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A주택의 공시가격(땅값+집값)은 51억원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조사한 '땅값'은 63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땅값이 집(건물)값과 땅값의 합 보다 12억원 높다. 국토부가 정한 공시가격과 공시지가를 비교한 결과 이런 고가주택은 상위 50위 안에만 18채나 있었다.

2016년 기준 주택공시가격(땅값+집값)이 77억7000만원인 한남동 소재 B주택은 공시지가(땅값)가 103억8000만원이다. 공시지가는 공시가격보다 26억원이나 높다. 다시 말해 건물(집) 가격이 마이너스 26억원인 셈이다.

고가단독주택은 대부분을 재벌기업 창업주 등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한남동 소재 C주택은 2016년 기준 공시(땅+집)가격이 103억원인데 공시(땅)지가는 119억원이다. 건물가격이 마이너스 16억원인 셈이다.

세 번째로 비싼 이명희 신세계 회장 소유 한남동 D주택의 경우 공시가격이 129억원인데 공시(땅)지가는 130억원이다. 집값보다 땅값이 1억원 차이다.

다섯번째로 비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소유의 장충동 E주택 역시 비슷하다. 토지(땅)값이 126억원인데 주택(땅+집)가격이 112억원이므로 건물가격은 마이너스 14억원이 된다.

특히 이건희 회장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이태원동 주변에 여러 채의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이중 한 곳인 용산구 이태원동 소재 F주택의 올해 기준 공시가격은 235억원, 공시지가는 195억원이다. 이 회장 소유의 용산구 한남동 G주택에 이어 공시가격 2위이다. F주택은 집값이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평당 건물가격이 390만원이다.

경실련은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적용하는 기본형건축비는 올해 10월 현재 평당 630만원이고 가산비용을 더한 값은 750만원대"라며 "정부 기준대로 산정하면 이 회장이 소유한 고가주택의 건물가격은 서민용 아파트 건축가격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런 고가주택은 리모델링 비용으로만 수십억원이 쓰인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정부의 가격공시제도가 얼마나 엉터리로 이뤄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개탄했다.

경실련은 "엉터리 부동산 공시로 인해 10년 넘게 고가주택과 고가빌딩을 보유한 건물주와 부동산 부자 그리고 재벌은 매년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세금 특혜를 받고 있다"며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비롯한 관료들이 말로만 앵무새처럼 떠들 것이 아니라 위임된 권한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개혁을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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