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버 로스 "중국과 무역협상 공백 상태"...미국증시 3대 지수 하락 전환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17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전날의 상승세를 뒤로하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날 발표된 9월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미국증시는 요동쳤다. FOMC 의사록에 일부 위원의 매파적인 금리인상 주장 내용이 포함된 탓이다.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주는 올랐지만 시장 전반의 우려감은 커졌다.

여기에 미-중 무역협상이 공백상태인 점, IBM이 실적악화로 급락한 점, 그리고 유가가 급락한 점, 주택 지수가 악화된 점 등도 미국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91.74포인트(0.36%) 하락한 2만5706.68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0.71포인트(0.03%) 내린 2809.21에 마감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9포인트(0.04%) 떨어진 7642.70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 참가자들은 9월 FOMC 의사록에 촉각을 세웠다. 내용은 매파적이었다. 일부 위원은 미국경제가 과열이라며 긴축정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전반적으로는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 의사록의 특징이었다. 이에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1.4% 반영했다. 이는 의사록 발표 직전의 79.7%보다 높아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매파적 기조가 미국증시에 부담을 줬다.

게다가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스비즈니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협상을 원하지만 나는 중국과 협상할 준비가 안돼있다”고 밝힌 것도 미국증시엔 악재였다. 설상가상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현재 중국과의 무역협상은 공백기”라며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만남에서도 합의가 나오기 어렵다”고 밝힌 것도 주목받았다.

미국 원유재고 증가 속에 유가가 떨어진 것도 미국증시엔 부담이었다.

이날 FOMC 의사록 발표 후 미국 금융주들은 강세를 나타냈다. 우선 전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양호한 실적을 내놓은 상황에서 이날 미국 FOMC의 금리인상 정책 재확인은 금융주 전반의 주가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모건스탠리(+2.72%) 골드만삭스(+2.97%) 외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1.30%) 씨티그룹(+0.19%) 웰스파고(+1.36%) JP모건체이스(+1.11%) 등의 주가가 상승했다.

그러나 미국 FOMC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은 금융주 외 다른 기업들의 주가를 짓눌렀다. 이날 FOMC의 금리인상 강행 의지는 달러 강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이어졌고 이런 가운데 IBM 등의 주가가 타격을 받았다.

이날 IBM은 7.63%나 급락했다. 이 회사는 전날 “달러 강세 때문에 분기 실적이 악화됐다”고 발표 한 바 있다. 게다가 이날 달러강세가 이어지자 IBM의 주가가 급락했다.

또한 전날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의 경우 한때 11%나 급등하기도 했으나 결국은 5.28% 상승에 그쳤다.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향후 실적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상승폭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FOMC의 금리 인상 강행 의지 확인, 그리고 미국-중국 간 협상 난망 등의 영향으로 이날 대외 의존도가 높은 기술주들이 신통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미국 블루칩 대형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페이스북은 저커버스 창업자의 이사회 의장 사퇴를 환영하는 분위기 속에 0.40% 올랐다. 아마존(+0.65%)과 넷플릭스도 상승했다. 그러나 중국 의존도가 큰 애플(-0.43%)이 하락했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도 0.48% 떨어졌다.

다른 상당수 기술주들도 약세로 전환됐다. 전날 급등했던 소프트웨어 관련주인 마이크로소프트(-0.26%) 어도비 시스템(-0.68%) 등이 하락세로 방향을 바꿨다.

반도체 관련주도 약세로 돌아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전날의 폭등세를 뒤로하고 0.44% 하락한 가운데 마이크론 테크(-1.99%) 인텔(-0.11%) AMD(-3.12%) 엔비디아(-1.13%) 등 주요 반도체 종목들도 고개를 숙였다.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도 전날 폭등한 뒤 이날엔 0.14% 하락했다. 바이오주들은 신제품 개발을 위해 차입 의존도가 큰데,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확대 속에 이날 바이오 주가도 힘을 쓰지 못했다.

미-중 무역갈등 지속 영향으로 자동차 관련주들도 우울한 하루를 보냈다. GM(-1.27%) 포드(-0.45%) 테슬라(-1.74%) 등이 약세를 나타냈다. 특히 테슬라의 머스크 CEO가 “2000만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의사를 밝혔지만 주가 약세를 막지 못했다.

미국의 9월 주택착공 실적이 5.3%나 줄어든 충격에다 금리인상 우려까지 부각되면서 차입 의존도가 큰 미국 건설주들도 급락세를 나타냈다. 레나(-2.31%) 톨브라더스(-2.59%) DR호튼(-2.25%) KB홈(-2.84%) 등의 건설주가 2%이상 씩 추락했다.

이날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주요 정유주 중에서는 로얄더치쉘(-1.26%) 쉐브론(-0.19%) BP(-0.78%) 등의 주가가 하락했다.

이날 S&P500 지수군 내 11개 섹터 중 7개 섹터의 주가가 하락했다. 금융(+0.91%) 커뮤니케이션(+0.52%) 헬스케어(+0.48%) 섹터의 주가는 올랐으나 IT(-0.47%) 등의 주가는 하락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