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삼바 가치 부풀려 제일모직 합병 도와"...김용범 "31일 재감리 심의"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6일 국회 종합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임민희 기자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재감리와 관련해 "첫 감리 때와 마찬가지로 삼바의 회계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윤석헌 원장은 26일 국회 종합감사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바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재감리 결과를 묻자 "저희 논리의 취약한 부분을 지적한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의 의견을 수용해서 재감리 보고서를 제출한 상태"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병욱 의원은 "언론보도를 보면 삼바의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회계처리 방식을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보는 것으로 금감원 내부에서 정리를 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를 묻자 윤석헌 원장은 "저는 (삼바의) 지배력 방식의 변화가 없었다고 본다"고 답했다. 삼바가 지배력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회계처리를 장부가치에서 공정가치(시장가치)로 평가하면서 기업의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금감원이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은 사실상 완패를 한 게 아닌가?"라고 지적하자 윤 원장은 "저희가 이때까지 진행한 부분에 대해 큰 하자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크게 보면 처음에 저희들이 한 부분과 재감리 해서 올라간 부분이 크게 변화가 없다"고 해명했다.

▲ 김병욱 의원 질의 모습. /사진=김병욱 의원실 제공

김병욱 의원은 함께 출석한 김용범 증선위원장(금융위 부위원장)에게 금감원에 재감리 요청 배경을 물었고 김용범 위원장은 "증선위에서 돌려보낼 때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재감리를 요청한 것"이라며 "(삼바 측에도) 사전 통지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위원장은 이어 "다음주 수요일(31일) 증선위가 삼바 재감리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라며 "금감원의 감리안에 대해 성실하게 심의해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삼바 관련 증인으로는 이승진 국민연금공단 바이오애널리스트(과장)이 참석했다. 이승진 과장은 국민연금공단이 진행한 삼바 가치 평가보고서 작성자 중 1명이다.

김병욱 의원은 "당시 국민연금은 삼바 평가를 총 3차례 진행했는데 국민연금 최모 리서치팀장이 1차에 삼바가치를 4조8000억원으로 평가했다가 유모 씨에게 직원가치를 크게 키워라고 지시해 11조6000억원으로 상승했다"며 "지나치게 부풀려진 기업가치에 대해서 국민연금 내부에서도 심각한 문제제기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유모 씨가 교체가 된 후 이승진 과장이 실무자로 참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승진 과장이 3차 평가에 참여해 평가된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가 6조6000억원인데 판단 근거가 뭐냐"고 물었다. 이 과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각각 전체기업 가치로 산정했다"며 "삼바는 CMO 즉 위탁생산업체이기 때문에 회사의 생산을 중심으로, 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뮬러 업체이기 때문에 당시 개발하고 있던 6개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평가한 후 합산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가치산정시 증권사 리포트 참고 여부에 대해서는 "당시 나왔던 증권사 리포트들 대부분이 지주사업종이고 제약업종에서 전문적으로 발간한 리포트가 없는 상태였다"며 "이 때문에 가치산정을 하면서 서베이를 진행했는데, 가치산정이 거의 끝났을 때 서베이가 도착했다는 게 내부감사 증거자료로 제출돼 있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바이오젠이 확보하고 있는 콜옵션 지분이 거의 50%인데 콜옵션을 행사하게 되면 당연히 모회사인 삼바 가치는 축소된다"며 "약 1조6000억원 정도를 삭감해야만 정상적인 바이오에피스 분석이 나오는데 왜 이점을 반영 안했느냐"고 추궁했다.

이 과장은 "당시 저희가 시장의 변동성이 높았고 본연의 업무는 포트폴리오 운영이었기 때문에 거기에 집중하고 있었고 짧은 시간안에 각각의 가치를 정산해 해야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국민연금에서 어떻게 찬성과 반대를 할지 관심이 많았는데 이를 국민들이 이해하겠느냐"고 질타했다. 이 과장은 "저희가 부족한 부분이나 미숙한 부분 있었다"며 "제가 참여했지만 이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분석하는 부분이 있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수긍했다.

김 의원은 "2015년 7월 당시 국민연금이 계산한 적정 합병비율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비율은 1 대 0.46이었다"며 "만약 보고서에 콜옵션이 반영됐다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 대신 반대의견을 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일침했다.

김 의원은 이어 "콜옵션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삼바의 가치가 부풀려졌고 이로 인해서 제일모직의 평가가 과대평가됐다. 막대한 국민재산의 손실을 초래했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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