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격화, IBM의 자사주 매입중단, 英의 인터넷 기업 세금부과, 아마존 등 실적 부진 속...미국증시 3대지수 또 하락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9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또 하락했다. 앞서 유럽증시는 껑충 뛰었지만 미국증시는 유럽증시와 달랐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 우려, 영국의 글로벌 인터넷 기업에 대한 세금부과 방침, IBM의 M&A 불확실성 및 자사주 매입 중단 방침 등이 기술주를 중심으로 미국증시를 짓눌렀다. 게다가 아마존 등의 실적 부진 여파도 지속됐다.

다만 전날 파이낸셜 타임스가 “미국증시가 쇼크수준인데도 주식펀드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전한 가운데 장 막판에 미국 기술주에 대한 일부 반발매수가 형성되면서 기술주 낙폭을 줄인 것은 그나마 시장에 자그마한 안도감을 주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좋다가 말았다. 장초반엔 이탈리아 호재, 중국의 자동차 관련 취득세 인하 소식에 힘입어 미국증시가 상승 출발 했으나 장중 하락세로 전환됐다. 특히 나스닥 지수는 장중 한때 3% 이상 폭락했다가 낙폭을 줄이는 등 장중 변동성이 심한 하루였다.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4442.92로 0.99%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050.29로 1.63%나 추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641.25로 0.66%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급등 출발 후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급락 전환됐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한때 3% 이상 추락하다가 막판에 낙폭을 줄였다.

이날 장초반엔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가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강등하지 않은 점, 중국이 경기부양 및 자동차 산업 육성 차원에서 자동차 취득세를 5%로 인하키로 했다는 점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다우지수 등이 껑충 오른채 출발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주요 외신들이 “11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성과없이 회담이 끝날 경우 미국이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뉴스를 부각시키면서 미국증시는 급랭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영국 정부가 향후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을 상대로 세금을 부과키로 한 것은 미국 기술주 및 커뮤니케이션, 인터넷 관련주에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이날 IBM이 클라우드 부문 강화를 위해 레드헷 인수를 추진하면서 인수대금을 과다 지급했다는 우려가 나온 점, 그리고 IBM이 M&A(인수합병)에 너무많은 돈을 투입하는 바람에 자사주 매입을 중단키로 한 점 등도 기술주에 직격탄을 가했다.

이날 미국증시에선 그나마 중국의 자동차 취득세 인하 방침에 따라 자동차 관련주들은 상승했다. GM이 1.47%, 테슬라가 1.19%, 포드자동차가 3.34% 각각 올랐다.

또한 이탈리아 불안감 완화로 미국 금융주들도 상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0.83%) 씨티그룹(+0.22%) 웰스파고(+1.91%) JP모건체이스(+1.38%) 골드만삭스(+1.00%) 바클레이즈(+2.22%) 등의 상승이 돋보였다.

그러나 이날 미국 기술주들은 지난주 아마존, 알파벳의 매출부진 발표, 이날 드러난 IBM 악재, 영국의 인터넷기업 세금부과 방안 등에 직격탄을 맞았다.

무엇보다 미국 기술주, 커뮤니케이션, 인터넷 관련 블루칩 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모두 급락했다. 페이스북이 2.26%, 아마존이 6.33%, 애플이 1.88%, 넷플릭스가 5.00%,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4.52% 각각 급락했다. 특히 지난주 3분기 실적 발표 때 매출 부진과 향후 실적 전망 하향으로 실망감을 안긴 아마존의 주가는 2거래일 만에 15%나 추락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미국 기술주 추락 속에 반도체 주가 또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11%나 떨어졌고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마이크론 테크(-2.09%) 인텔(-0.63%) AMD(-4.42%) 엔비디아(-6.39%) 등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이날 악재를 양산한 IBM의 주가는 4.13%나 급락했다.

미국증시가 침울한 흐름을 보이면서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 또한 1.06%나 하락하면서 미국증시 약세를 거들었다.

이날 러시아의 원유 증산 우려 속에 국제유가마저 하락하면서 에너지 섹터의 주가가 하락한 것도 미국증시엔 부담 요인이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 격화 우려 속에 중국 시장 비중이 큰 보잉(-6.59%), 캐터필라(-0.93%) 등이 하락한 것도 주목받았다.

이날 미국 대형 투자기관인 모건스탠리는 “10월 미국증시 하락은 약세장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며 최근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음을 강조했다. 다만 전날 파이낸셜 타임스가 “미국 주가가 쇼크수준을 이어가는 데도 최근 주식관련 자금 유입이 늘고 있는데 이는 미국주식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인식아래 이뤄진 것 같다”고 진단한 것은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이날 기술주가 폭락하다 일부 반발 매수 속에 낙폭을 줄인 것은 그나마 시장에 약간의 안도감을 안겼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