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S&P 500 계속 조정시 아시아의 아웃퍼폼 가능성이 더 높아"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미국 증시가 한 달 새 10% 가까이 하락하면서 아시아 주식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이와 관련 글로벌 투자기관 골드만삭스는 "미국 증시가 계속해서 조정을 받는다면 아시아 증시에 악재가 되겠지만 하락폭은 미국보단 작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 500은 이달 24일 3% 하락한 후 9월 30일에 기록한 종가 최고치인 2930 대비 9.4% 하락하며 10% 조정에 가까워졌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31일 미국 증시가 10% 이상 하락하는 기간에 아시아 증시가 어떤 성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는지를 다룬 보고서를 내놨다.

이 기관은 "미국과 아시아태평양(MXAPJ) 지수의 전체 역사에서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 MXAPJ 지수가 하락하지 않은 사례가 단 한건도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 미국 증시와 비교해 아시아 증시의 급격한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과 S&P 500 대비 MXAPJ 지수의 큰 폭의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감안했을 때 S&P 500이 계속해서 조정을 받는다면 아시아 증시는 미국 증시보다 덜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직원들. /사진=AP, 뉴시스

보고서에 따르면 MXAPJ 지수의 30년의 역사에서 S&P 500이 10% 이상 하락했을 때 MXAPJ 지수가 하락한 20번의 사례가 있었다. 아시아 증시는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하락했는데, 이번 역시 S&P 500이 현재의 하락세가 시작된 9월 말 이후로 아시아 증시가 11% 하락했다.

미국 증시의 조정기간 동안 아시아 증시는 미국 증시를 아웃퍼폼(기준치보다 주가가 더 오름) 또는 언더퍼폼 한 적은 각각 10번이었다. 아시아 증시의 하락 베타 중간값이 더 높은 것은 아시아 금융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2013년의 긴축발작을 비롯한 극단적인 폭락 사례의 수가 더 적었기 때문이다.

이 기관은 미국 증시의 조정기간 동안 개별 시장들과 섹터들이 어떤 성과를 내는지도 살펴봤다. 우선 S&P 500의 조정기간 동안 아세안 4 시장과 인도, 호주의 수익률의 평균·중간값은 S&P 500보다 더 높았던 반면 한국, 중국, 홍콩, 싱가포르는 언더퍼폼 하는 경향을 보였다.

유틸리티,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통신과 같은 경기방어주 섹터들은 미국 증시의 조정기간 동안 아웃퍼폼 한다. 에너지와 소재도 은행과 마찬가지로 아웃퍼폼 하는데 이는 미국 증시의 조정이 금리인상 환경 속에서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6개월 동안 미국 증시와 비교해 아시아 증시의 성과 편차가 최근에 20% 이상 하락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MXAPJ 지수의 전체 30년 역사에서 이 수준에 도달했던 적은 8번 밖에 없었다. 이러한 역사적인 패턴은 미국이 계속해서 조정을 받을 경우 MXAPJ 지수의 베타가 S&P 500과 비교해 더 낮을 것이라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한다는 것이다.

또 아시아 증시가 미국 증시 대비 30% 디스카운트 돼 거래되고 있다는 점도 제시했다. 미국 증시 대비 아시아 증시 밸류에이션은 지난 20년 동안의 최저치에 다시 근접하고 있다. 상대 주가수익비율(PER)은 0.71배로 평균을 1.3 표준편차 하회하고 있다.

이 기관은 "현재의 조정은 듀레이션과 낙폭 그리고 밸류에이션의 측면에서 꽤나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건 아시아 증시가 절대적인 수치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미국이 압박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계속해서 조정을 받을 경우 아시아 증시가 아웃퍼폼 할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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