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 "선거 결과 따라 트럼프발 정치 리스크 부각될 수도"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준(Fed) 금리인상 비난 발언과 보호무역주의 강행이 시장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1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마켓 뉴스데일리'에 따르면 30일(이하 미국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주식시장 동향을 다뤄 눈길을 끌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후 '경제 파탄이 곧 닥칠 것'이라는 여러 경제 평론가들의 경고 속에서 미국 증시는 7% 하락했지만, 시장의 관심은 빠르게 재정부양책의 혜택으로 이동했고 미국 증시는 몇 시간 만에 급등했다. 월가는 이번 달의 큰 폭의 하락 이후에도 트럼프 아래서 30%가 넘는 수익을 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강세장은 강력한 미국경제 성장, 급증하는 기업의 이익, 매우 신뢰할만한 중앙은행이라는 단단한 펀더멘털이 뒷받침했다"며 "여전히 글로벌 무역성장과 같은 다른 펀더멘털들은 이들을 약화시키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제가 자신의 공로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시장은 열렬히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이어 "미국 증시의 10월 조정은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며 "한 가지 중요한 우려는 11월 6일로 예정된 중간선거 이후에 미국 정치가 훨씬 덜 시장 친화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정치 리스크 중 첫째로 의회의 변화가능성을 꼽았다. 네이트 실버의 538(Five Thirty Eight) 웹사이트에 따르면 상원이 공화당의 손에 (가까스로) 남게 될 가능성이 80%라고 예측했다. 전체 결과의 열쇠는 민주당이 하원의 통제를 유지할 수 있는지의 여부인데, 네이트 실버는 현재 민주당이 여당이 될 가능성이 86%라고 얘기하고 있다.

민주당이 하원의 주요 조사위원회에 대한 통제를 유지한다면 불거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관계를 놓고 가능한 탄핵 진행을 비롯해 백악관을 스캔들에 휘말리게 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간선거 이후에 한번 더 재정 리플레이션이 있을 수 있는지의 여부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국의 재정예산 적자는 올해 4.5%에서 2020년대 중반에 7%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 수준에서 적자가 더 크게 증가한다면 장기채의 위험 프리미엄에 더해져 S&P 500에 더 피해를 줄 수 있다. 더욱이 트럼프는 재정부양책의 성공에 힘입어 올해도 중산층에 세금을 10% 추가로 인하해 주는 것을 제안했다.

연준의 금리인상을 비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우려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가 연준을 정치 무대로 몬다면 통화정책의 독립성에 대한 신뢰를 흔들기만 할 수 있다"며 "정치적인 독립성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심은 최근에 금융 여건이 타이트해진 이후로 어떠한 비둘기파적인 가이던스를 늦췄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마지막 분야로는 무역정책을 꼽았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위협은 멕시코, 캐나다, 유럽연합(EU), 일본과의 새로운 무역협정 쪽으로의 진전으로 완화됐고 유일하게 중국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로 한정돼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이 전체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그건 시장이 정말로 싫어할 심각한 갈등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또 "이번 달에 아주 분명해진 것처럼 미국 증시는 여러 역풍을 마주하고 있는 중"이라며 "미국 경제는 타이트해지고 있는 금융 여건과 하락 중인 수출 증가율 그리고 시들해지고 있는 재정부양책에 대한 반응으로 2019년에 현저하게 둔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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