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짓을 한 혐의로 정부의 조사를 받는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이상하다. 현대자동차(회장 정몽구) 계열 현대모비스의 주가도 예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 기업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밀어내기 부당 행위를 한 혐의로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사안에 따라서는 조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일까. 14일 국내 증시에서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29만2000원으로 전일대비 2500원이나 빠졌다. 이날 코스피가 그간의 연일 하락세를 마치고 강보합세로 돌아섰는데도 현대모비스 주가는 하락이라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주가만 떨어지지 않았다. 모비스의 모기업격인 현대자동차의 주가 또한 24만3000원으로 전일대비 1000원 하락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는 지난 13일(미국시각) 자넷 옐런 미국 차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 의장 지명자의 청문회 연설이 시장 친화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 증시를 연일 하락세에서 구해냈다. 옐런 덕분에 주가가 강보합세로 마감한 것이다.

하지만 옵션만기를 맞아 프로그램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외국인 투자자마저 '팔자'추세를 유지하면서 큰 폭 상승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4.00포인트(0.20%) 오른 1967.56을 기록했다.개인이 148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외국인은 697억원, 기관은 858억원의 순매도를 각각 나타냈다.

기관 투자자 중에서는 연기금이 1202억원, 투신이 424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고, 금융투자권은 1704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프로그램 매매의 경우 차익거래로 1211억원이, 비차익거래로 1924억원이 각각 빠져나가 3136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유통업(1.25%)이 비교적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비금속광물(0.93%), 종이·목재(0.72%), 전기·전자(0.62%), 섬유·의복(0.53%), 의료정밀(0.52%)의 주가가 올랐다.서비스업(0.48%), 화학(0.47%), 제조업(0.31%), 보험(0.29%) 역시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반면 이날부터 시작된 금융주 공매도에 대한 우려로 증권주(-3.20%)는 급락했다. 건설업(-0.83%), 통신업(-0.65%), 금융업(-0.56%) 역시 하락했다.

은행(-0.42%), 음식료품(-0.34%), 기계(-0.22%), 의약품(-0.05%), 운수창고(-0.05%), 운송장비(-0.04%), 전기가스업(-0.03%), 철강·금속(-0.02%)도 약보합에 머물렀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5000원(0.35%) 오른 142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네이버(3.33%), SK하이닉스(2.38%), LG디스플레이(2.20%), 현대중공업(1.95%), 삼성화재(1.59%), LG전자(1.08%)가 일제히 올랐다.삼성물산(0.33%)도 강보합을 나타냈다.

반면 SK(-2.08%), SK이노베이션(-1.82%), 신한지주(-1.40%), KB금융(-0.90%), SK텔레콤(-0.89%), 현대모비스(-0.85%), LG화학(-0.72%), 한국전력(-0.66%)은 하락 마감했다.우리금융(-0.42%), 현대차(-0.41%), 하나금융지주(-0.26%), 삼성중공업(-0.13%) 역시 약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한편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505.60)보다 6.15포인트(1.22%) 오른 511.7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1072.6원)보다 4.7원 하락한 1067.9원에 마감했다. 다시 원화가치가 강세흐름을 타고 있다.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인덱스가 81선에서 80선으로 떨어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대규모 순매도 했는데도 원화가치가 강세흐름을 보여 수출업체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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