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이 2개월 만에 다시 100엔을 돌파하면서 한국 경제를 크게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를 비롯한 수출산업에 다시 큰 걱정을 안겨 줄 수도 있다.
 
14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서 달러인덱스는 81.02로 0.26% 상승했다. 옐런 차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 의장 후보가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는 발언을 쏟아냈지만 달러화는 기대와 다르게 약간 상승한 것이다. 원래 양적완화를 지속한다고 하면 달러화가치는 떨어져야 하는데도 반등한 것이다. 왜 그럴까. 이는 달러화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일본과 유로존의 경제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선 장중에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돌파했다. 지난 9월이후 2개월만이다. 하지만 100엔 안착을 향한 치열한 공방 끝에 99.2엔으로 일단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 후가 문제였다.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이란 얘기가 나돌면서 한국 시각 15일 새벽 6시25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다시 100.010엔으로 치솟은 상태다. 
 
일본 엔달러 환율이 이처럼 솟구치고 있는 것은 전날 발표한 일본의 3분기 GDP(국내총생산)가 반토막 난데 따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의 경우 1분기엔 전 분기 대비 4.3%, 2분기엔 3.3%의 높은 GDP 성장률을 유지하다 3분기에 0.5%로 급락한 것이다. 이는 3분기 들어 아베노믹스 효과가 반감된 데다 일본의 내수 경기가 위축되고 나아가 신흥국 수출마저 둔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따라 일본 엔달러 환율은 미국 달러화가치가 상승해서가 아닌, 자체 경제력 약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 엔달러가 100엔을 넘어 마냥 오를지는 미지수다. 일본의 3분기 경기부진이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진단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내년 4월 소비세 인상 앞두고 크게 긴장된 분위기다. 그러나 12월부터 예정했던 부양책을 쓰게 되면 분위기는 달라질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울러 오는 21일 열리는 일본은행 통화정책 회의에서 구로다 총재 역시 현행 양적완화를 유지하는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내년 4월 이후 추가 통화완화 정책을 쓸 것이란 뉘앙스도 풍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일본의 경제상황은 다시 개선될 것이고 엔달러 환율도 진정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울러 내년초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할 경우 미국 달러화가치는 다시 절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이는 엔달러 환율 추가 상승을 저지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돌파했다고 해서 한국 시장이 크게 쇼크를 받진 않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지난 1년간 100엔 돌파를 여러번 경험, 내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정도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긴장감이 남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뜩이나 현대-기아차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미국-일본차에 비해 밀리는 데다 3분기 실적까지 부진한 상황에서 이같은 엔달러환율 급등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토러스 증권 등 증권계 관계자들은 “엔달러 환율 100엔 돌파의 충격이 과거만큼 크지는 않겠지만 한국 증시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악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완성차 업체들에 대한 영향에 대해선 각별히 주시해야 할 것이라는 게 증권계의 진단이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