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류경김치공장을 현지지도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조선중앙TV 화면캡쳐.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국의 대표적 음식 김치가 외국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매운 맛 뿐만 아니다. 매운 맛은 먹지 않으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김치가 외국인들에게 정말 두려운 것은 먹지 않고 놔두기만 해도 특유의 발효냄새가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한국인들에게는 당장 라면 하나라도 먹고 싶어지는 향기지만, 익숙지 않은 외국인들에게는 저 멀리 도망가고 싶은 냄새다.

외국에서 유학한 한국학생들은 김치를 집안에 두고 먹는데 있어서 더욱 세심히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한국인이 아닌 룸메이트를 위한 배려에서 최우선으로 신경 써야 할 점은 냉장고 안에서 김치가 너무 익어서 넘치지 않게 하는 일이다. 간혹 이해심이 부족하고 트집을 잘 잡는 룸메이트가 식탁위의 빨간 자국만 봐도 “김치 흘린 것 아니냐”고 따져서 고생하는 사례도 있었다.

아무리 김치가 유명해져서 훨씬 더 많은 외국 사람들이 알게 됐다고 해도, 김치의 강렬한 향이 외국인에게 첫인상부터 편할 수 없다는 점은 바뀌기 어렵다.

하지만, 북한의 김치라면 외국인들에게 ‘김치 공포증’이 덜 할 수 있을까.

CNN의 8일 김치 관련 기사를 보면, 북한 김치를 만드는 방법이 이런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CNN은 최근 서울광장에서 열린 김장문화제에 북한 김치를 남북한 화해 분위기와 관련해 주목했다.

행사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날씨는 추워서 발효가 쉽지 않기 때문에 김치를 만들 때 설탕을 많이 넣어서 발효를 촉진시킨다”고 설명했다. 발효된 강한 향은 마찬가지지만, 한국과 달리 소금에 절인 해산물을 쓰지 않는 점에서는 냄새가 한결 덜할 수 있다.

행사관계자는 북한 김치에 대해 “더 달고 맛이 가볍다. 깨끗한 맛이 난다. 북한 김치는 고춧가루를 덜 쓴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즐겨먹는 김치의 하나인 고수김치는 매운 맛은 덜하고, 베트남 음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수의 향이 강하다. 한국 전통 김치에만 익숙한 아이들이 개성이 고향인 집안 어른 따라 김치를 맛보다가 수저를 던지고 도망가는 일이 흔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맛이 어떨지 상상하는 것은 실제로 맛을 본 것과 전혀 딴판인 경우가 흔하다. 정말로 북한 김치가 외국인들에게 거부감이 덜할지는 실제로 한 젓가락 맛을 본 후 표정변화를 확인할 때까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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