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태광 이호진 황제병보석 논란...법 형평성 찾는 계기돼야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최근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의 ‘황제 병보석’ 논란으로 또다시 재계가 시끄럽다. 이호진 전 회장은 간암으로 여러해 병보석을 받고 있으나, 그의 실제 생활은 암환자의 삶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의혹이 여러 언론에 보도되면서 그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를 계기로 “재벌에겐 또 다른 법이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다시 일고 있다고 한다.

이호진 전 회장에 대한 수사당국의 재수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그에 대한 사법 당국의 새로운 판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보도대로 이호진 전 회장의 삶이 진짜 황제 병보석으로 일컬어질 만큼 상식과는 달랐는지가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건을 계기로 재벌에 대한 ‘법적 잣대가 일반인과 얼마나 다른지’ 등도 확대 규명돼야 할 것이다.

그간 우리의 재벌 총수들은 잘못을 저지르고 사법처리를 받아도 형량을 다 채운 경우가 거의 없었다. 과거 정부 때도 그랬고 현 정부 들어서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 등이 1심 판결 뒤 수감생활을 하다가 2심 판결 뒤엔 집행유예로 석방된 상태다. 그런 탓에 ‘유전무죄’라는 일각의 탄식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현 정부 집권층은 틈만 나면 촛불혁명 정신을 외친다. 그 촛불시위는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탄핵받은 박근혜 정부의 뒤를 이어 현 정부를 출범시켰다.

촛불시위 때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전국 시위 현장의 분위기는 어땠는가. 재벌타도를 외치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지 않았는가. 박근혜 정부가 재벌과의 유착 때문에 직격탄을 맞지 않았는가. 촛불시위에서 타도대상 재벌 총수의 이름이 피켓에 확연히 적히지 않았던가.

수감생활 도중 풀려난 재벌 총수들의 노력으로 우리 경제가 확연히 달라졌는가. 재벌들의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이 사라졌는가. 재벌들이 공정경제를 위해 진정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는가. 올해 국정감사때 주요 재벌의 갑질 행위가 줄줄이 고발되지 않았던가.  올들어 우리의 주요 재벌들이 앞다퉈 천문학적인 투자계획과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했는데 우리의 설비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는가. 우리의 일자리가 확연히 늘고 있는가. 재계의 발표 내용들이 검증은 되고 있는가. 발표한지 시일이 얼마 안돼서 아직 표시가 나지 않는다고 해명할 재벌도 있을테지만 대법원 판결을 앞둔 총수가 이끄는 재벌 등에서 발표된 대규모 투자 및 일자리 계획 등은 향후 반드시 검증받아야 할 것이라는 게 이 글을 쓰는 기자의 확고한 생각이다.

현 정부들어 사법개혁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현정부는 공정경제도 외친다. 그런데도 태광 이호진 전 회장 등의 황제보석 논란이 계속 일고 있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 촛불시위가 아니더라도 일반인과 재벌 총수는 법정에서 차별받는 일은 당연히 없어져야 하겠지만 심지어 촛불혁명을 정권의 뿌리라고 생각하는 현정부에서 조차 사법당국이 재벌봐주기 논란을 종식시키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실망은 아주 커질 것이다.

현정부 출범 이후 과거에 이뤄졌던 여러 재판 거래 의혹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재벌 총수들에 대한 사법당국의 봐주기 논란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현 정부는 과거정권과 밀착했던 재벌을 바로잡아달라는 촛불시위의 지지를 받아 탄생했음을 강조하는 상황인데도 우리의 사법 당국은 재벌 총수에겐 여전히 관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 중요 경제 범죄는 수십년, 심지어 수백년의 옥살이로 다스려지는데 우리는 여전히 그런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이번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황제보석 논란은 우리가 안고 있는 또 다른 안타까운 현실이다. 재벌 봐주기 논란의 연속은 또 다른 한국 병이다. 또 다른 개혁 대상이다.

과거 한화 김승연 회장도 수감생활 때 휠체어에 의존한 적이 있고 CJ 이재현 회장도 그랬다. 지금은 태광의 이호진 전 회장이 아픈 모습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우리의 재벌 총수들은 수감생활할 때 유독 병세가 크게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이 세상에 나왔을 때는 왕성한 경영활동을 하는 사례를 우리는 자주 목격했다. 수감 대상 재벌 총수들의 병세 진단도 강화돼야 한다고 본다. 이번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의 황제 병보석 논란이 재벌총수 봐주기 논란을 끝내는 하나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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