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중과세-금리-입주물량 등이 시장 누를 듯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2년 여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침체 분위기가 지속될지 주목된다.

17일 관련 업계와 증권계에 따르면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던 아파트 시장은 이번 주 들어 약세로 가닥을 잢았다. 부동산 전문 조사기관들은 이번 주 서울 아파트 값이 2년 만에 처음으로 0.01% 내렸다고 밝혔다. 특히 강남 4구 지역이 아파트값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보태지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에는 대출규제, 세금중과, 금리인상, 입주물량이라는 4대 악재가 지속되며 부동산 시장을 짓누를 가능성이 커졌다.

KB증권이 내놓은 내년 부동산 전망에 따르면 우선 대출규제로는 신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권 전매 제한 등 강력한 규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게는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되고(LTV 0%), 1주택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9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일 경우에는 규제지역(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주택담보대출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김형근 KB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으로 신DTI 시행 및 DSR 확대 적용으로 대출여력도가 전반적으로 축소돼 주택 구매여력과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주택거래량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관련 세금도 부동산 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중과세되면서 주택구매심리도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요소가 별로 없다. 미국 금리인상 여파로 우리나라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대를 웃돌게 된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거의 5% 선에 육박한 상태다. 주택임대 요구수익률이 5%대인 것을 감안하면 주택 수요의 큰 축인 갭(Gap)투자가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입주물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약 41만 세대로 2020년까지 40만 세대 규모의 물량이 쏟아지며 신규 분양시장도 활력을 잃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주택공급이 부족한 서울의 집값 하락폭은 지방이나 경기도보다는 상대적으로 작겠지만 실수요자 없이 과도한 호가로 집값이 상승한 지역에서는 가격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입주물량과 미분양 부담이 큰 지방부터 경기, 서울 순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현재 국내경기 둔화와 실업률 상승 등 한국 경제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국내 주택가격은 글로벌 도시 대비 고평가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다만 투자측면에서 바라본다면 국내보다는 경기 회복세인 미국과 일본 등을 주목할 만하다”면서 “자산별로는 데이터센터, 오피스, 호텔 및 리조트 순으로 투자매력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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