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경계감 여전, 브렉시트 우려에 금융주도 불안...미국증시 혼조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16일(미국시각) 트럼프의 중국관련 우호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증시 3대 지수가 혼조세를 보여 주목받았다. 특히 이날엔 유럽증시에 이어 미국증시에서도 기술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최근 미국 투자자들이 FANG를 대체할 주식을 탐색하고 있다는 보도가 종종 나오는 가운데 이날 FANG, 반도체, 주요 기술주의 주가가 하락해 눈길을 끌었다. 그간 거품론이 심했던 기술주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한 하루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 대비 123.95포인트(0.49%) 상승한 2만5413.22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6.07포인트(0.22%) 오른 2736.2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16포인트(0.15%) 하락한 7247.87에 마감됐다.

CNBC와 블룸버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최근 중국이 미국에 무역협상 관련 타협안을 제시한 가운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을 쏟아 낸 것이 그나마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나쁜 위치로 내몰고 싶지 않다”면서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에도 시장은 크게 웃지 못했다. IT 관련주는 경계감이 여전했고 금융주는 등락이 엇갈렸다.

특히 IT섹터에서는 반도체 관련주인 엔비디아가 가상화폐 채굴 부진으로 인해 실적에 타격을 받으면서 이날에도 18.76%나 폭락해 주목받았다. 이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17%나 급락했고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엔비디아 외에도 마이크론 테크(-1.18%) 크리(-2.50%) AMD(-3.86%) 등의 주가가 급락세를 나타냈다. AMD 역시 칩관련 수익성 악화 우려에 급락했다.

그간 거품 논란이 컸던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도 이날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페이스북이 3.00%, 아마존이 1.61%, 넷플릭스가 1.33%, 그리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0.26% 각각 하락했다. 최근 일부 외신은 "미국 투자자들이 거품논란이 커진 FANG주를 대체할 주식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곤 하는데 이날 이들 주가가 힘을 쓰지 못했다.

그나마 이날 인텔(+1.50%) 애플(+1.11%) 마이크로소프트(+0.94%) 등 일부 대형 기술주가 트럼프 발언 영향으로 상승하면서 그나마 기술주 낙폭을 제한하고 다우존스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모건스탠리가 전날 “애플 저가 매수 추천”을 한 이후 애플의 주가는 이틀 연속 뛰었다.

웨드부시 증권의 조엘 쿨리나 애널리스트는 투자 보고서에서 “IT 섹터의 경우 주요 기업들의 수익성 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에도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여전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영국에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안을 둘러싼 혼란이 지속되면서 영국의 금융주가 이틀 연속 추락했는데 브렉시트 불안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외환시장 및 금융시장이 타격받을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낳았다. 이에 이날 미국 금융주들의 흐름은 트럼프의 우호적 발언에도 엇갈렸다. 이날 금융주 중에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0.54%) JP모건체이스(-0.07%) 골드만삭스(-0.80%) 등이 하락한 반면 씨티그룹(+0.54%) 웰스파고(+0.23%) 등은 강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는 사흘 연속 하락세를 탈피하면서 이날 엑손모빌(+0.98%) 쉐브론(+1.80%) 등의 주가가 급등했는데 이는 나스닥을 제외한 다른 주가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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