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할 때 분식회계 의혹 규명했더라면 오늘날 삼바 파장 안 일어났을 것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결국 금융감독원(금감원)의 손을 들어줬지만 그렇다고 해서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니다. 금감원과 삼성의 공방은 지금부터가 진짜 중요할 수도 있다. 이제 금감원과 삼성의 힘겨루기는 검찰, 법원 등에서 제 2라운드를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증선위는 “삼바가 고의 분식을 했다”며 삼바 회사와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삼성은 증선위의 ‘고의 분식회계 결론’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이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 금감원 관계자들은 물론 이해 당사자들은 “삼바 사태는 이제부터가 진짜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삼바 관련 검찰 수사와 삼성이 제기할 행정 소송 여부 등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 2016년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 모습. /사진=뉴시스

여기서 기자는 두 가지를 기대해 본다. 하나는 검찰이든, 법원이든, 오로지 진실 규명만을 바탕으로 판단해 줬으면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삼바의 분식회계 논란이 오늘날 이토록 큰 파장을 야기할 정도인데 그간 이런 큰 논란에도 불구하고 삼바를 상장시킨 과거 당국자들에 대한 조사도 철저히 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삼바 분식회계 의혹이 이토록 큰 파장을 일으켰을 정도면, 과거 우리 증시에 삼바가 상장할 당시 이 문제가 적극 규명됐어야 한다고 본다. 상장 관련 당국자들이 어떤 근거로 삼바를 상장시켰는지부터 새로 따져야 한다고 본다. 만약 규정을 고쳐 상장해 줬다면 규정을 고치도록 주도하게 된 배경이 뭔지, 규정을 고치도록 한 사람이 누군지, 그리고 당시에는 삼바 사태에 대해 어떤 인식이 있었는지 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본다. 일각의 주장대로 삼바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려 했는데 우리 당국이 나스닥 가는 것을 막고 한국 증시 상장을 독려 했는지 여부 등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과거 상장 당시에 분식 논란이 규명됐더라면 오늘날 삼성과 금감원이 이토록 얼굴 붉히며 공방을 벌이는 일도 없었을 것 아닌가. 그런데 상장은 이뤄졌고 최근 문제가 돼 삼바는 시장에 여러 파장을 안기고 있지 않은가. 과거 상장 당시에 진실을 규명해 대처했더라면 오늘날의 분식회계 논란도, 그로인한 삼성의 피해도, 투자자들의 피해도, 시장의 혼란도 없었을 것 아닌가. 아울러 금감원의 고군분투도 필요치 않았을 것 아닌가.

아무쪼록 국내 굴지의 기업이 상장된 지 몇 년 되지 않아 이토록 큰 논란과 의혹에 휩싸였다는 것은 향후 규명돼야 할 게 아주 많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향후 삼바사태를 수사하게 될 검찰은 과거 삼바 상장당시의 여러 배경 또는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규명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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