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 "사우디, 트럼프 감산 반대에 고심 커져"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6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감산 합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근 원유가격이 상승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감산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리비아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4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OPEC 회의 관전포인트를 다뤄 주목을 받았다.

이 매체에 따르면 월요일(미국시각 3일) 미국산 국제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휴전, OPEC과 동맹국들이 이번 주 비엔나에서 있을 정례회의에서 감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추측이 확대되면서 약 4% 상승했다.

또한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60달러 위로 상승했고 뉴욕에서 늦은 오후까지 약 61.90달러에 거래됐는데 약 2.35달러 상승한 수치였다. 미국 벤치마크인 WTI 가격은 53.10 달러로 2.15달러 상승했다. 반등에 앞서 유가는 10월 초 이후로 거의 30% 가까이 하락했었다.

▲ 중동의 원유 채굴 장비. /사진=AP, 뉴시스

이런 가운데 파이낸셜타임스가 "OPEC 에너지 관련 장관들이 감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이번 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있을 회의를 준비하면서 심사숙고할 주요 이슈들을 살펴봤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우선 시장에서는 OPEC 회의가 유가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감산에 합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트레이더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의미있게 상승하기 위해서는 하루 평균 140만 배럴 이상의 감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OPEC 회원국들은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위에서 급락하기 시작했던 2014년 당시와 비슷한 곤경에 빠져있다고 보고 있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 원자재 애널리스트 지오반니 스타우노보(Giovanni Staunovo)는 '2014년에 감산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OPEC에게 두 가지 교훈을 가르쳐 주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셰일 원유가 남아있고, 시장의 균형을 다시 잡기 위해 유가에 의존하는 것은 OPEC에 엄청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감산을 해 트럼프의 노여움을 사거나 또는 원유생산을 유지하고 유가하락 리스크를 짊어져 사우디 재정에 더 타격을 입어야 하는 '진퇴양난' 상황이다. 올 여름 미국은 이란을 다시 제재함에 따른 전 세계 원유 공급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사우디아에 원유 생산을 늘리라고 요청했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하루 평균 최소 100만 배럴의 감산이 필요해질 수 있다고 시사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반체제 기자 자말 카슈끄지 살해에 대해 미국의 지지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으로 인해 공급과 수요 요소를 기반으로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OPEC에서 사우디의 파트너였던 러시아의 지지여부도 주목된다. 현재 러시아는 극적인 감산을 강하게 지지하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 합의를 연장하는데 합의하고 있다"면서도 "감산량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우디가 미국을 회유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사우디의 원유 생산을 가능한 높게 유지하는 한편 다른 OPEC 회원국들이 생산을 확실하게 줄이는 것"이라며 "사우디는 아마도 나이지리아와 리비아에 로비를 할 것인데 이 국가들은 자국의 경제가 정치와 안보 위기로부터 여전히 회복 중이라는 이유로 지난 번 감산 합의에서 제외됐었다"고 밝혔다.

리비아의 원유 생산은 일간 130만 배럴로 최근 몇 개월 동안 두 배 넘게 증가했고, 나이지리아는 일간 180만 배럴에 더 가까운 수준으로 원유 생산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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