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규모 순매수에도 원화환율 찔끔 하락하고 자동차 주가도 올라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무려 2500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소폭 하락, 직전 저점인 1054원선에 바짝 근접했다.

아울러 이같은 환율 하락에도 우리의 대표 수출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의 주가는 여전히 상승세를 기록해 그 배경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선 크게 두 가지가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외국인이 이날 한국 주식시장에서 무려 2481억원어치나 순매수 했음에도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1056.4원으로 불과 1.5원 하락에 그쳤다는 점이다. 전일의 경우 외국인이 1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5.5원이나 하락했던 점에 비하면 이날 하락폭은 예상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아울러 원화가치가 계속 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 주요 수출주들이 주눅들지 않고 주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이날에도 현대자동차의 주가가 25만8500원으로 전일대비 4500원(1.77%) 올랐고 기아자동차 역시 6만2700원으로 1600원(2.62%)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삼성전자도 1백48만9000원으로 1만5000원(1.02%) 상승했다.

원화가치가 절상되면 자동차주와 IT관련주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은 아직 시장에서 실감나게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선 외국인의 한국 주식대량 매수에도 불구,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에 그친 것은 무엇보다 전저점(1054원)에 대한 경계심리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울러 1050원선에 환율이 하향 근접할 경우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설 것이란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해 원화가치가 치솟고 있는데도 자동차와 IT 등 우리의 수출주 주가가 끄떡없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외국인이 환율에 개의치 않고 국내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식매입에 집중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다 아직은 한국의 낮은 물가 등을 감안할 때 실효환율 측면에서 최근의 환율이 아직은 위험수준은 아니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수출기업들이 감내할 만한 환율 하락 여유분이 아직 남아있다는 점도 증시에서 수출주 주가가 잘 버티는 요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관련,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아래로만 내려가지 않는다면 우리의 수출기업들은 수출시장에서 감내할 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원달러 환율 동향과 관련해선 내년 3월쯤 미국이 양적완화 출구전략 조치에 들어갈 때까지 하락 움직임을 보이다가 양적완화 출구 전략 후엔 미국 달러화 강세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 하락세도 진정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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