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갑질 피해 韓日기업 연대투쟁, 내년 초 일본 롯데 앞 공동집회 예고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롯데로부터 갑질 피해를 본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공동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피해보상에 대한 결단을 촉구하면서, 연내에 피해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 초에 일본 롯데 앞에서 공동집회를 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혜선 의원(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장)과 롯데피해자연합회는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농기계 생산업체인 가네코농기(이하 가네코)의 가네코 츠네오 대표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가네코는 2004년 롯데상사로부터 받은 협조요청 공문에 따라 가나안당진RPC(이하 가나안)에 농기계를 외상 판매한 기업이다.

▲ 지난 5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진행된 롯데그룹 갑질사례 발표 기자회견 모습. /사진=뉴시스

추 의원은 "롯데 측은 그동안 가나안과 합작으로 쌀종합처리장(RPC) 설립을 추진한 적도 없고 가네코에 농기계 외상 판매를 요청하거나 가네코를 방문한 적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면서 "하지만 가네코 대표의 편지를 통해 롯데가 얼마나 파렴치한 거짓말을 해왔는지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가네코 대표는 추 의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2004년 김영미 가나안 대표와 롯데상사의 박모 팀장, 롯데연구소‧롯데백화점 관계자 등이 가네코를 방문해 견학했고 롯데 측의 초청으로 가네코의 영업부장이 롯데상사에 수차례 방문했다"며 롯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한 그 근거로 당시 가네코를 방문했던 롯데 관계자들의 명함을 편지와 함께 보냈다.

그는 "롯데상사의 박모 팀장이 가나안 김영미 대표와 공동으로 라이스센터를 건립키로 했다며 "라이스센타에 필요한 기계를 외상으로 보내달라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일본 내에서 롯데의 평판이 나쁘지 않고 신용을 중시하는 일본의 기업 풍토를 생각했을 때 롯데의 공문을 믿고 거액의 기계들을 일본 내의 4개 업체에서 수급해 한국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가네코 대표는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 중 과연 어느 쪽이 진짜 롯데의 얼굴인가"라고 반문하며 롯데 측에 "더 이상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한국의 갑질 피해기업들이 일본 롯데 본사 앞에서 집회를 할 경우 적극 지원하겠다는 연대의지도 피력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롯데는 어떤 기업이길래 일본의 기업도 알고 있는 사실을 모른다고 하는가, 아니면 알고도 감추는 것인가"라고 물으며 "롯데의 수많은 갑질들이 혹여 내부 직원들의 비위나 허위보고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런 일이 만연한 롯데의 조직문화를 방치한 채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롯데에 연내 피해보상을 거듭 촉구하면서 "롯데가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이제는 일본 롯데에 직접 문제 해결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년 초에 일본 신주쿠의 롯데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 의원은 "일본에서 신뢰받는 롯데가 한국에서는 갑질기업으로 비난받는 현실을 바꾸려면 신동빈 회장이 피해보상과 상생방안에 대해 결단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갑질 피해자들의 일본 원정투쟁에 동행해 일본롯데에 문제해결을 촉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의당은 지난 5월 17일 롯데갑질피해신고센터를 개설한 후 롯데상사,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롯데쇼핑몰, 롯데시네마, 세븐일레븐(편의점) 등 롯데 계열사로부터 갑질 피해를 당했다는 다수의 피해신고를 접수받았다. 특히 추혜선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롯데는 갑질 종합세트"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롯데 계열사들의 갑질 문제를 집중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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