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악화 지속 & 美 11월 고용 악화...3대 지수 급락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7일(현지시각) 미국증시가 급락했다. 미-중 관계 악화 속에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마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온 가운데 미국증시가 전날의 혼조세를 뒤로하고 다시 크게 떨어졌다.

전날 급등했던 블루칩 대표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은 이날 급락세로 돌아섰고 전날 하락했던 애플은 이날 낙폭을 키웠다. 또한 금융, 반도체, 바이오, 소매, 자동차, 주요 기술기업 등의 주가가 무차별 추락하면서 이날 미국증시를 짓눌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내년 하루평균 120만 배럴 감산 결정을 내렸음에도 미국 주요 정유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미국증시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특히 고용지표 부진은 미국 금융주 주가에 직격탄을 날렸고 내년 미국경제 둔화 우려를 심화시켰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558.72포인트(2.24%)나 하락한 2만4388.95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62.87포인트(2.33%) 내린 2633.08을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9.01포인트(3.05%) 폭락한 6969.25에 마감했다.

이틀전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 당국이 화웨이의 글로벌 CFO(재무담당최고책임자) 멍완저우를 체포한 것과 관련해 미국 백악관은 “무역협상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전쟁 악화를 우려하며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멍완저우의 체포는 무역전쟁과 무관하다"면서도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이날 발표된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도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는 15만5000건으로 시장 예상치인 20만 건에 못미쳤다. 다만 11월 중 시간당 평균 임금이 전년 동기 대비 3.1%나 오르면서 지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낸 것은 고용자수 감소를 상쇄하는 역할을 했다. 신규취업자 수 부진은 내년 초 금리인상 전망을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미국 경제전망을 둔화시키는 신호가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유발시켰다.

이런 가운데 미국증시 블루칩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일제히 추락했다. 페이스북은 1.58%, 아마존은 4.12%, 애플은 3.57%, 넷플릭스는 6.27%, 그리고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2.92% 각각 곤두박질 쳤다.

특히 중국 매출 비중이 큰 애플의 주가는 전날 1%대 하락에 이어 이날엔 하락폭을 더욱 키웠다.

전날 강세를 보였던 주요 IT(기술주) 종목들도 이날엔 대부분 급락세에 휘말렸다. 애플과 시가총액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날의 상승세를 뒤로하고 이날 4.00%나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소프트웨어 업계를 이끄는 어도비 시스템도 5.04%나 하락했다. 하드웨어 기업을 대표하는 3D시스템즈는 5.01%, 컴퓨터 업체를 대표하는 IBM은 3.69% 각각 급락했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 및 애플의 부진 속에 반도체 관련주들도 곤두박질 쳤다.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가 3.74%나 폭락했고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마이크론 테크(-6.26%) 인텔(-4.40%) 크리(-4.57%) AMD(-8.64%) 엔비디아(-6.75%) 등이 일제히 추락했다. 반도체 주가는 반도체 부품을 쓰는 애플의 부진에 울고 미-중관계 악화에 움츠러들었다.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도 이날엔 3.24%나 폭락하며 미국증시 추락을 거들었다. 이날 국제 유가가 오른 가운데 다우 운송지수가 3.93%나 폭락한 것도 미국증시를 강타했다.

이날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내년 하루 120만 배럴 감산 결정”을 내리면서 미국산 유가가 2% 대 반등했지만 쉐브론(-0.36%) 엑손모빌(-0.96%) 등 주요 정유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도 이날 미국증시 분위기가 얼마나 썰렁했는지를 입증했다. 120만 배럴 감산으로 유가가 지탱될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미국의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 부진 속에 미국의 내년 금리인상 전망이 완화될 것으로 여겨지면서 금융주들도 우수수 추락했다. 모건스탠리가 3.03%, 뱅크오브아메리카가 3.23%, 씨티그룹이 2.85%, 웰스파고가 1.62%, JP모건체이스가 1.81%, 골드만삭스가 2.40% 각각 떨어졌다.

고용지표 부진은 미국 경제 둔화 우려로 인식되면서 소매관련주들도 위축되긴 마찬가지였다. 애플의 부진 속에 애플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베스트바이의 주가가 2.73%나 하락했고 달러제너럴(-3.73%) 월마트(-1.67%) 등도 하락세에 가담했다.

미-중 관계 악화 속에 자동차 관련주들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제너럴 모터스(-2.83%) 테슬라(-1.40%) 그리고 포드(-2.22%) 등의 주가가 모두 떨어졌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현금자산 선호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여러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증시는 또다시 추락했다.

이날 미국 시장전문지 마켓워치는 “미-중 무역전쟁 격화 우려 외에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우려 등 아직도 여러 불확실성 요인이 존재한다”는 전문가의 진단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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