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뉴질랜드 방문에서 마우리족 전사로부터 전통적인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1999년, 뉴질랜드 외교부의 외교관 사이먼 드레이퍼는 본부로부터 특이한 전화를 받았다.

“당신이 한국 대통령을 뉴질랜드로 초청한 게 사실이오?”

경력8년차 외교관에게는 상당히 황당한 질문을 본부가 하고 있었다. 드레이퍼가 기억을 더듬어 보니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에게 뉴질랜드를 한번 방문해보라고 한 적이 있기는 했다.

1992년 그가 뉴질랜드 외교부의 한국어연수생으로 한국에 머물고 있을 때,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김대중 대통령을 만났던 것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뉴질랜드에 한번 와 보시라는 전적으로 사적인 초청을 했었다.

이 경험으로 인해 드레이퍼는 한국과 관련한 모든 일을 기억하는 몇 안 되는 뉴질랜드 사람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방문이 한국 대통령으로서 거의 10년만의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유다. 그는 현재 아시아 뉴질랜드 재단의 이사다.

드레이퍼 이사는 10일(뉴질랜드 시간) 현지 언론 스터프에 기고한 글을 통해 “한국은 친구이고, 우리는 친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글에서 “한국 대통령이 지난주처럼 뉴질랜드를 방문하는 것은 매일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1999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노무현 대통령이 2006년,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뉴질랜드를 방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은 없었고 2008년 한나라당 전 대표의 신분으로 방문한 적은 있다.

드레이퍼 이사는 “한국은 세계 12대 경제대국이며 5대 수출국이고 뉴질랜드의 다섯 번째 교역상대국”이라며 “5100만 명 한국인들의 평균소득 3만5191 달러는 뉴질랜드의 4만43 달러와 비슷한데 1960년대 초 제로에서 출발했다는 점이 놀랍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정책인 ‘포용적 성장’ ‘지속가능한 개발’ ‘사람 지향의 성장’은 뉴질랜드 국민들에게도 친숙한 것”이라며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문 대통령의 언어는 많은 것을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문재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과 뉴질랜드의 ‘신태평양정책’에 대해 두 나라 정상이 시너지를 토론했다고 전했다.

드레이퍼 이사는 “한국의 5000년 역사는 강대국들과의 항쟁으로 가득하다”며 “이 때문에 한국인들은 연대의 상대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전쟁 때 한국을 위해 참전한 국가 중 하나인 뉴질랜드의 혈맹 관계와 양국의 경제교류 확대, 한국태생의 멜리사 리 뉴질랜드 국회의원, 한국시장을 대거 차지하는 뉴질랜드 키위 등을 언급하고, 경제와 안보환경의 변화 속에서 뉴질랜드에게 친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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