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 미국 등 글로벌 투자은행 경기둔화 전망 잇따라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미·중 무역긴장 등의 대외리스크로 내년 경제전망에 적신호가 켜졌다.

내년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는 적지않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아시아, 미국, 유럽의 은행들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이 타격을 받기 시작한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지역경제에서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7월부터 9월 사이에 더 느리게 성장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5대 경제 국가들의 총생산은 지난 분기 5.5%에서 4.5%로 떨어졌다.

미국의 다국적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 린치(BAML)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 5개국의 GDP가 지난해 5.1%, 올해 5.0%에서 2019년 4.8%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은행의 동남아시아 담당전문가인 모하메드 파이즈 나구차는 기자들에게 "위험 요인 목록은 언급하기에 너무 길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는 미·중 무역긴장, 중국의 경기 둔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더 큰 충격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은행은 조만간 미국과 중국이 이견차이를 해결할 것으로 믿고 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이 내년 하반기까지 회복되기 전인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급작스런 일시 경기둔화'가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동남아시아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싱가포르의 해외-중국 은행그룹(OCBC)의 재무 연구 및 전략 책임자인 셀레나 링은 최근 동남아시아의 가장 큰 위험은 '무역 보호주의'라고 말했다. 미·중 갈등이 냉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첨단 기술 제조 관련 산업분야에서 두 나라 사이의 증가하는 경쟁과 중기적인 구조적 문제는 "곧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링은 말했다.

셀레나 링은 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의 올해 성명은 미국의 반대로 인해 보호주의에 반대하는 통일된 입장을 채택하지 않은 첫 번째 사건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싱가포르은행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의 성장률이 내년에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태지역 주식시장을 전문으로 하는 크레디트 스위스은행의 수레쉬 탄티아 부사장도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 탄티아는 "90일간의 휴전은 시장에 '안도감'을 주고 있지만 절대 위험 수준을 일시 억제하는 정도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휴전은 일시적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우려는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반면 올해 하락세를 보인 동남 아시아 증시가 내년에는 호황을 누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스위스은행은 예상했다. 크레디트 스위스은행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 투자책임자인 존 우즈는 "신흥시장은 매우 저렴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의 수익 전망이 어두워지고 달러화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다른 곳에서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은행은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의 주식시장은 모두 높은 상승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정치 리스크도 존재한다. 다가오는 선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태국과 같은 일부 국가에서 주요 위협으로 남아 있다고 크레디트 스위스은행은 전망했다. 동남아 3위의 경제대국인 태국은 내년초 민간인 통치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래 정부의 정당 구성과 같은 세부 사항은 알려지지 않고 있어 불안 요소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내년 4월에 대통령 선거를 할 예정이다. 크레디트 스위스은행과 메릴린치 은행은 모두 조코 위도도 현 대통령이 재임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OCBC의 링은 선거운동이 벌써 시작됐다고 지적하면서, 투표가 다가옴에 따라 시장이나 비즈니스상의 불확실성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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