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신호 뿐만 아니라 잠재적 금융불안 누적 나타내"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올해 금융시장은 두 개의 ‘금리역전’이 우려를 가져왔다.

하나는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이다. 미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져 한국에 투자한 외국자금의 유출 우려를 가져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가 지난 3월 연방기금금리를 1.50~1.75%로 정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1.5%보다 높아졌다. 이후 Fed는 두 차례, 한은은 한 차례 금리를 올려 격차는 0.25~0.5%포인트로 벌어졌다. Fed는 19일 올해 네 번째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보여 한미금리 격차는 0.5~0.75%포인트로 확대될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Fed의 금리인상 태세가 내년에는 상당히 누그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금리격차에 대한 우려가 조금은 가라앉았다.

우려를 사고 있는 또 하나의 금리 역전은 미국의 장단기금리역전이다. 이달 초 미국의 2년 만기 국채금리가 5년 만기 금리보다 낮아지는 일이 벌어졌다. 단순한 역전에 그치지 않고 국제 금융시장에 커다란 불안을 몰고와서 주가는 급락하고, 원화환율은 상승했다.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P, 뉴시스


금리는 장기일수록 높아지는 것이 원칙이다. 장기자금일수록 더 많은 투자위험을 감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장단기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은 미국경제가 경기침체에 들어서기 전 몇 차례 발생했었다. 미국의 장단기금리 역전 소식에 금융시장이 불안해하는 이유다.

금융연구원의 김남종 연구위원은 금융브리프 16일자 금융포커스에서 경기침체 신호라는 기존의 관점보다 잠재적 금융불안 누적을 나타내는 것으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간 스프레드(장단기금리격차)의 축소(장기금리가 단기금리에 비해 별로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심한 경우 역전)가 미국의 경기확장 국면이 끝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해석에 따르면 Fed의 금리인상 여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한 반론으로 Fed의 금리인상 지속을 주장하는 이론도 소개했다. 장기금리가 낮아진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일반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중앙은행들의 저금리 정책 등으로 금융시장이 금리변동성이 저하됐다고 인식하는 것 등이 원인으로 제시됐다.

김 연구위원은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라는 의견을 결론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장단기금리격차 축소는 “그 자체로 과도한 유동성에 의한 위험자산 가격 상승 등 금융불안 요인의 누적을 의미할 수 있다”며 “향후 글로벌 금융사이클 변화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저금리나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 양적완화 등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자본유입이 이뤄졌다.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취한 정책이 또 다른 위기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논문이 나왔다고 김 연구위원은 소개했다.

특정한 계기에 금융사이클이 갑자기 긴축전환하면 위험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지적됐다.

장기금리가 낮아진 원인 가운데 하나는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다. Fed 등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화면 장기금리가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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