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만 상생하는 기업들 성공 못해...감동경영으로 경영난 돌파할 때

▲ 지난 15일(한국시간), 결승전 우승에 환호하는 베트남 유학생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한국의 박항서 감독이 이끈 베트남 축구팀이 10년 만에 동남아 축구의 최강자 자리에 다시 올라섰다. 2008년에 이어 10년 만에 스즈키 컵을 다시 들어 올린 주인공이 됐다. 베트남은 지금 열광의 도가니다. 박항서 열풍이 더욱 거세졌다. 온 나라가 박항서 매직에 매료돼 있다. 덕분에 베트남인들의 한국 사랑도 커지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고무돼 있다고 한다.

한국은 지금 경제난에 휩싸여 있다. 박항서 감독 덕분에 베트남에서 한국 제품이 인기를 끈다면 그 또한 한국의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이 박항서 매직의 수혜를 논하기 전에 깨달아야 할 게 있다. 박항서 리더십을 우리기업들이 경영에 접목하면 우리 경제 또한 베트남 축구 못지 않은 새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뉴시스

박항서 리더십이 무엇인가. 바로 ‘파파 정신’이라고 한다. 축구선수들을 자식처럼 아끼며 용기를 주는 것이 박항서 매직의 핵심중 하나라고 한다. 이동 중 부상당한 선수를 위해 감독이 비즈니스 좌석을 양보하고 발마사지를 해주면서 선수들에게 감동의 지휘력을 발휘한 것이 박항서 축구를 우뚝 서게 했다는 전언이다.

우리 기업들은 어떤가. 물론 좋은 일을 하는 기업도 많다. 그러나 상당수 대기업은 협력업체들로 부터 손가락질을 받는다.

우리의 대부분 대기업들도 겉으로는 중소 협력업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처럼 보인다. 명절 때만 되면 납품 대금을 선지급한다며 생색내는 기업이 많다. 일부 재벌은 돈을 풀어 협력업체와 상생한다는 발표를 종종 한다.

하지만 실상은 어떤가. 재벌 또는 대기업의 갑질 때문에 힘들어 기업 못하겠다는 중소기업인이 한 둘이 아니다. 국회 국정감사 때만 되면 대기업 갑질을 고발하는 질타가 끊이지 않는다. 단가후려치기, 일감몰아주기, 중소협력업체 기술 갈취하기 등 온갖 갑질을 일삼다가 올해 국정감사 때도 질타를 받은 대기업이 한 둘이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 대형 자동차 회사의 협력업체 관련 불공정 문제가 국회에서 난타당하기도 했다. 국감 때 재벌계열 건설회사 여러 곳도 갑질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 한 발전소에서는 비정규직 직원이 또 고귀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청업체가 하청업체 직원들을 소중하게 생각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났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우리의 기업들은 저 멀리 베트남에서 일고 있는 박항서 매직의 힘이 무엇인지를 직시할 때가 됐다고 본다. 박항서 감독의 ‘감동을 주는 지휘’가 베트남 축구를 동남아 최강으로 올려놨듯이 우리 기업들도 감동의 경영을 하면 반드시 최근의 한국경제 위기를 타파하는 선봉장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박항서 매직이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게 힘이 되듯이 우리 기업들도 박항서 감독에게 한 수 배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겉으로만 협력업체를 사랑하는 것처럼 생색내는 그런 대기업은 이제 존경받지 못할 것이다. 진심으로 갑질을 근절하면서 진정한 상생을 하는 기업만이 위기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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