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당시 일본처럼 중국 경제도 취약해질 가능성 커져"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1980년대 중반 미국이 일본과 벌였던 무역전쟁과 비슷하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미국시간) “미-일 무역전쟁 당시 레이건 정부는 일본 정부에 큰 양보를 얻어내면서 일본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면서 “현재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축적했고 미국의 경제 패권을 위협하고 있는 점 등에서 당시 일본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1980년대 중반과 상당히 유사한 상황이다. 1980년대 일본의 부상이 레이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문제였고 미국은 끊임없이 데드라인을 정하며 관세로 협박을 했다면 지금은 대상이 중국이라는 점만 다를 뿐이다.

중국은 글로벌 경제 2위로, 일본을 따돌리고 미국의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도 이러한 상황이 배경이 됐다.

▲ 휴전을 선택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주석.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찬에서 일시적인 휴전을 발표했다. 하지만 90일 내로 전반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은 200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1980년대 당시 일본은 현재의 중국과 비슷한 압박을 받으며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미국의 경제 패권에 대한 도전을 중지했다. 또한 수입 수요를 늘리기 위해 금리를 인하했다. 이는 일본 경제에 역사적인 버블을 초래했다. 1990년대 초에 이 버블이 터지면서 일본 경제는 급격하게 악화되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서도 미국이 무역전쟁의 승자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태평양에서 미국 해군을 위협하거나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30년 전 일본의 사례로 볼 때 2위 국가를 때려눕힌다 해도 무역 불균형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일본의 대응전략을 면밀하게 연구한 중국은 미국이 원하는 양보에 더 큰 저항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미국 정부의 요구에 굴복하거나 또는 저항함으로써 엄청난 관세의 타격에 시달리는 것과 관계없이 중국 경제는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는 과거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예상하지 못했거나 미처 대비하지 못했던 취약성을 보일지도 모른다고 이 매체는 우려했다.

[기사정리=이영란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법인본부 이동수 전략가, 안장현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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