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높아지며 구매자-판매자 모두 관망세

▲ 영국 런던 번화가.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브렉시트가 영국 부동산 시장을 박살 냈다."
가디언 지가 최근 영국 부동산 시장 상황이 6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이같이 표현했다.

영국 로열차타드조사회사(Rics)가 지난 11월 수요, 공급, 가격에 대한 월간 조사지수를 발표, 최근 들어 가장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새로운 집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다시 감소했다. 지난 10월의 조사지수(+는 증가 응답, -는 하락 응답)가 -15%를 보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21%로 나타나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많은 조사기관들은 이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에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수요 부진으로 부동산 가격도 하락 전망이 높았다. 지난 11월 주택 상승하락 예상지수가 지난 10월 -10%에서, 지난달에는 -11%로 떨어져 2012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 남동부, 동부 앵글리아에서는 집값이 하락하고 있으며 남서부, 동부 중부, 북동부에서도 대체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스트 미들랜드, 웨일즈, 요크셔, 험버, 북서부 지역에서는 일부 가격 상승이 있었다.

Rics의 조사 결과는 영국의 가장 큰 주택담보대출 기관인 할리팩스가 지난달 주택 가격이 201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0.3%로 증가했음을 보여주었던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이 매체는 평가했다.

Rics의 수석 경제학자인 사이먼 루빈슨은 이 매체를 통해 "브렉시트 절차에 대한 지속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한 가지 이슈가 그렇게 많은 영향을 미쳤던 것은 과거 사례에서 찾아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루빈슨은 또한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며, 거래가 이뤄지기까지 예전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있다. 미래지향적 지표는 정치적 결정과 정책들이 조만간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의심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시장이 약화되면 주택 건설의 둔화가 촉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더 큰 위험은 이러한 분위기가 현재 개발 중인 분야로 영향을 미칠 경우 주택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촉진 노력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많은 조사회사들과 담당자들은 크리스마스 이전 계절적 둔화가 평소보다 일찍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한 전문가도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효과는 부동산 욕구를 억누르는 차갑고도 젖은 담요 같은 것으로 가장 잘 묘사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향후 3개월간의 매매거래량 기대치 지수는 지난10월 -6%에서 지난 11월에는 -23%로 떨어졌다. 이는 유럽연합(EU) 탈퇴 관련 국민투표가 실시된 2016년 6월 이후 가장 빠른 하락세였다.

한편, 임대시장에서는 임차인들의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향후 12개월 동안 임대료가 소폭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Rics는 덧붙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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