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19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오르다가 급락세로 돌변하며 마감했다. 미국 동부시각 오후 2시 경 연준이 금리인상을 발표한 뒤부터 미국증시가 급랭하며 요동쳤다. 미국 연준은 성명서에서 “내년엔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지만 시장에선 그래도 기대보다는 매파적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 이날 뉴욕증시를 흔들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 대비 351.98포인트(1.49%)나 하락한 2만3323.66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47.08포인트(2.17%) 떨어진 6636.83에 마감됐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9.20포인트(1.54%) 내린 2506.96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 장초반 흐름은 양호했다. 유럽에서 이탈리아와 유럽연합이 내년 이탈리아 예산안에 합의한데다 미국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날 “미국과 중국 양측이 내년 1월 2차 무역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힌 것 등이 장초반 미국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게다가 이날 미국 상원이 셧다운(미국정부 일시 폐쇄)을 막기 위해 단기예산안에 합의할 뜻을 비친 것도 장초반 미국증시에 훈풍을 가했다. 장중 한때 다우존스지수가 무려 380포인트나 상승할 정도로 이날 초반 미국증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미국 동부시각 오후 2시경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나서부터 증시는 급랭했다. 이날 연준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 또 올렸다. 올들어 네 번째 인상이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게 금리인상 이유였다. 그러나 내년엔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임을 연준은 시사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금리인상 지속”이라는 문구를 없애는 대신 “금리인상 일부 지속”이라는 표현을 썼다. 내년 금리인상 전망도 3차례에서 2차례로 수정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같은 연준의 성명이 예상했던 것 보다는 덜 비둘기적이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그토록 금리인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이날 연준은 금리인상을 강행했다. 게다가 시장 일각에선 내년에 1차례 추가 인상 정도를 예상했으나 이날 연준은 내년에도 2차례의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이런 다소 매파적 결과에 미국증시가 급락세로 돌변했다.

이날 미국증시에서는 이같은 금리인상 파장에다 페이스북의 악재까지 불거졌다. 페이스북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문제가 다시 부각됐다. 이는 다른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네플릭스, 구글)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미국증시 내 블루칩주를 상징하는 FAANG의 주가 흐름을 보면 페이스북이 7.25%나 추락했다. 또한 아마존이 3.64%, 애플이 3.12%, 넷플릭스가 1.54%, 그리고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0.76% 각각 하락했다.

이날 반도체 섹터의 주가도 폭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24%나 곤두박질 쳤고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마이크론테크(-7.92%) 인텔(-4.55%) AMD(-6.87%) 등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전날 장 마감후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 테크의 실적이 신통치 않게 나온 가운데 반도체 섹터의 주가가 추락했다.

이날 연준의 금리인상 강행 속에 바이오 주가도 흔들렸다. 바이오 기업들은 신제품 생산 등에 많은 돈을 쏟아붓는 까닭에 금리인상에 취약한 측면이 있다. 이날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가 2.01%나 하락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금융주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비록 연준이 12월 금리인상을 강행했지만 내년엔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뜻을 비친 가운데 금융주가 약세를 나타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1.19%) 씨티그룹(-2.06%) 웰스파고(-1.83%) JP모건체이스(-1.27%) 골드만삭스(-1.31%) 등의 주가가 모두 1% 이상씩 떨어졌다.

이날 페덱스 CEO가 “미-중 무역분쟁 등 때문에 실적 올리기가 어렵다”고 전한 가운데 페덱스의 주가가 12.16%나 떨어진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미국 주간 원유재고 감소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반등했지만 유가 불확실성 지속 및 미국 증시 분위기 악화 속에 쉐브론(-1.74%) 엑손모빌(-1.69%) 등 주요 정유주가 하락한 것도 뉴욕증시 하락을 거들었다.

이날 S&P500 지수군 내 주요 섹터별 주가 흐름을 보면 커뮤니케이션(-1.61%) 에너지(-1.28%) 금융(-1.38%) IT(-2.10%) 섹터 등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CNBC 등 미국 경제매체들은 “이날 연준의 금리인상 발표 후 증시가 급격히 하락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