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제조업이 4년간의 상승기를 마감하고 내년부터 하강 국면에 접어들 거란 전망이 나왔다.

KEB하나은행(은행장 함영주)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일 '2019년 산업 전망'을 발표하고 '한국 제조업 위기론'에 대해 진단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이하 연구소)는 "국내 제조업 영업이익이 2015년부터 올해까지 연속 4년간 증가했으나 내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 국내 제조업 전체 이익의 87.4%를 차지하는 10대 산업의 향후 3년간 이익 규모를 추정한 결과다.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내년 10대 제조업의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국내 제조업의 가동률은 2011년을 고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이 기간 생산능력도 크게 확대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생산 자체가 상당히 부진한 상황"이라며 "지난 2년간 반도체와 유가 등 가격효과로 기업의 이익이 증가했으나 이제 더 이상 가격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에 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앞으로 완만한 하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침체기에 진입한 것은 맞지만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위기를 거론할 수준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 제조업의 진짜 문제는 경쟁력 약화로 주요 산업의 시장점유율이 중국에 추월당하는 것과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라며 "이는 앞으로도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주력 수출품 가운데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시장에서는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고, 반도체의 경우 5년 후면 중국과의 격차가 많이 좁혀질 전망이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이 제조업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40% 수준에서 최근에는 60%대로 치솟았다.

연구소는 또 지난 상반기에 비해 내년 경기 전망치가 하락한 업종은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비철금속, 풍력 등 6개이며 상승한 업종은 전무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동한 수석연구원은 "가성비를 무기로 한 중국 로컬업체의 경쟁력 상승으로 중국법인 실적 반등이 어렵고 국내에서도 군산공장 폐쇄, 수입차 공세 등의 이유로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유진 수석연구원은 철강과 관련해 "비록 조선은 다소 회복되겠지만 자동차, 조선, 건설, 가전 등 전방산업이 부진하고 무역 분쟁에 따른 수출 감소가 우려 된다"며 경기 전망치를 한단계 내렸다.

아울러 연구소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 등 설비투자 상위 10개 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올해의 6.4%보다 낮은 2.8%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 상위 9개 산업의 2019년 수출은 올해보다 3.0% 증가하는 데 그쳐 2018년의 5.7%에 비해 둔화될 전망이다. 반도체, 석유화학, 정유의 수출 증가율은 크게 둔화되고 자동차, 디스플레이, 휴대폰, 철강 등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