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 폭락방지팀 논의 효과 안먹혀...미국 정국불안에 3대지수 폭락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4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폭락했다. 미국 정국불안 여파다. 미국 재무장관이 폭락방지팀 소집 논의 등 시장 안정대책을 논의했지만 미국증시 폭락을 막지 못했다. 최악의 크리스마스 증시가 연출됐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1792.20으로 직전 거래일 대비 2.91%나 떨어졌다. 또한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351.10으로 2.71%나 곤두박질 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1%나 하락한 6192.9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성탄절을 앞두고 동부시각 기준 오후 1시에 일찍 마감했다. 휴일 분위기가 시장을 지배했고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뉴욕증시 참여자들은 “▲국경 예산을 둘러싼 미국 셧다운(정부 일부 기능 임시 폐쇄) ▲ 매티스 국방장관 조기 사임에 따른 정치불안 심화 ▲지난주 금리인상을 강행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해임 운운과 같은 트럼프 진영의 연준에 대한 노골적 반감 표시 등 이른바 미국의 국정 불안이 심화된 것이 이날 미국증시를 짓눌렀다”고 전했다.

다우지수는 성탄 전야 사상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고 시장 참여자들은 강조했다.

앞서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므누신 재무 장관은 전날 트윗을 통해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등 6대 은행 CEO 들과 통화하면서 폭락방지팀 동원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들 6대 은행의 경우 시장에 자금을 투입할 충분한 유동성을 지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른바 미국판 증시부양책, 증시안정책이 논의된 셈이다. 그럼에도 이날 미국증시는 폭락세를 멈추지 않았다. 내년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속에 미국의 정국불안이 심화된 것이 미국증시를 계속 짓눌렀다.

미국증시 대부분 섹터의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미국증시 블루칩군을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직전 거래일에 이어 또다시 모두 떨어졌다. 페이스북이 0.71%, 아마존이 2.43%, 애플이 2.59%, 넷플릭스가 5.08%, 그리고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0.66% 각각 하락했다.

대부분의 기술주(IT)가 급락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을 대표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4.17%, 네트워크 기업인 시스코시스템스가 3.75%, 컴퓨터 기업인 IBM이 3.04%, 텔레콤 기업인 컴캐스트가 2.01%, 하드웨어 기업인 휴렛팩커드가 1.37% 각각 떨어졌다.

반도체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가 2.90%나 폭락했고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마이크론 테크(-4.29%) 인텔(-2.79%) 크리(-3.76%) AMD(-1.65%) 엔비디아(-1.92%) 등이 각각 급락했다.

바이오, 제약 관련주들도 고개를 숙였다. 나스닥 바이오인덱스가 1.19% 하락했고 주오 바이오 종목 중에선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3.32%나 하락했다. 주요 제약주 중에선 머크가 2.40%, 존슨앤존슨이 4.10% 각각 떨어졌다.

경기둔화 우려 속에 자동차 관련주 중에선 제너럴 모터스(-1.85%) 테슬라(-7.62%) 포드(-5.22%) 등이 크게 떨어졌다. 소매기업 중에선 베스트바이(-1.27%) 월마트(-1.50%) JC페니(-6.42%) 등의 주가가 고개를 숙였다. 소비재 기업 중에선 코스트코(-2.33%) 코카콜라(-3.38%) P&G(-3.97%) 등의 급락이 두드러졌다.

트럼프 진영의 연준에 대한 노골적인 적대감 표시 속에 금융주들도 일제히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2.74%) 씨티그룹(-1.95%) 웰스파고(-3.37%) JP모건체이스(-2.16%) 골드만삭스(-2.31%) 모건스탠리(-1.78%) 등 므누신 재무장관과 통화했던 6대 은행의 주가가 모두 급락했다.

유가 붕락 속에 미국 정유주들도 곤두박질 쳤다. 쉐브론(-3.09%) 엑손모빌(-3.83%) 로얄더치쉘(-2.15%) BP(-2.71%) 등의 주가가 모두 급락했다. 이들 정유주는 시가총액 비중이 높아 미국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밖에 건설주 중에서는 레나(-2.31%) DR호튼(-1.96%) 등의 주가가 비교적 크게 하락했고 유가 붕락에도 불구하고 델타항공(-3.01%) 사우스웨스트(-3.37%) 페덱스(-3.35%) UPS(-3.86%) 등 주요 운송주들도 모두 급락했다. 유가 추락 속에서도 운송주들이 급락했다는 건 미국증시 악화와 향후 경기둔화 우려가 얼마나 큰지를 대변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 지속 등으로 운송주들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다우 운송지수는 2.68%나 떨어졌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증시 폭락방지팀 구성을 논의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 조차 “내년 6월까지는 미국증시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할 정도로 월가 분위기가 침울했던 하루였다. 트럼프발 정국 불안 해소 여부가 당장의 관건으로 부각된 하루였다. 트럼프발 정국 불안은 미국증시 산타랠리를 실종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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