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일 비난하는 파월 연준 의장 적극 추천한 사람도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미국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격찬하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에게는 비난을 지속했다.

그러나 므누신 장관에 대한 외신의 평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평과 거리가 멀다.

므누신 장관은 전주말 주가 급락 이후 24일 아시아 금융시장이 열리기 전, 6대 주요은행 CEO들과 통화를 갖고, 대통령 직속 ‘폭락방지팀’ 회의도 소집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과 통화한 CEO들은 시중에 공급할 막대한 자금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의 이런 노력에도 미국 주가는 24일에도 3% 가까운 폭락세를 이어갔다.

로이터는 26일 기사에서 므누신 장관의 조치들이 위기를 진정시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안 심리를 더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폭락방지팀의 경우, 2009년의 금융위기 이후 처음 소집됐다. 이같은 움직임이 투자자들에게 금융위기인 당시와 비슷한 상황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재무부가 밝힌 6대은행의 막대한 유동성 확인도 문제다. 신흥국시장이 혼란에 빠질 때 이 나라 당국들이 보이는 행태와 비슷하다.

미국의 정치에서 불안이 시작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해법이 아니라 자금만 넉넉하다고 밝혔다. 늑대가 쳐들어오는데, 담장을 높일 생각은 않고 “양들이 너무 많아서 다 잡아먹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계속 비난하면서도 므누신 장관을 신뢰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믿는다. 대단한 재능을 갖춘 사람이다. 매우 똑똑하다”라고 격찬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에 대한 비난 자체가 므누신 장관에게는 커다란 복선이 되고 있다.

지난해 차기 Fed 의장을 정하는 최종 단계에서 파월 의장을 강력히 추천한 사람이 므누신 장관이기 때문이다.

이 때 최종 후보 세 사람은 재닛 옐런 당시 Fed 의장, 당시 Fed 이사였던 파월 의장, 존 테일러 스탠포드대학교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테일러 선임연구원은 자신의 ‘테일러 공식’으로 잘 알려진대로 파월 의장보다 더 강경한 긴축성향을 가졌다. 그에 대해서는 므누신 장관이 극력 반대했다.

옐런 당시 의장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통령선거 때부터 교체를 밝혔지만, 막상 트럼프 대통령과 1년 정책을 함께 한 후 상호간의 호감이 급격히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가 안정과 낮은 실업률에 옐런 만한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차기 의장 교체 논의는 그의 정부와 공화당 인사들이 가세하면서 더욱 돌이키기 힘들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옐런 의장을 최종 후보 3인에 남겨두기는 했지만,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던 미국의회 상원의 인준통과도 염두에 둬야 했다.

이들과 달리 파월 의장은 므누신 장관의 성원을 등에 업고 있었다. 이 때만해도 옐런 의장과 함께 일을 해서 정책이 지속될 것이며, 또 테일러 선임연구원보다는 긴축성향이 온건하고, 공화당원이기도 해 제일 무난한 후보임이 명백했다.

파월 의장을 적극 추천한 므누신 장관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계속 비난하면서 므누신 장관을 추켜세우고 있다. 칭찬들었다고 마구 방심하기도 어려운 므누신 장관 처지다. 거기다 그가 크리스마스 기간에도 열심히 뛰어다닌 대책은 전혀 효과를 못 내고 주가는 계속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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