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장벽 갈등 지속, 주택지표 부진, 애플 전망 악화 등이 미국증시 압박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8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방향성을 상실한 채 오락가락 하다 혼조세로 마감했다. 최근 뉴욕증시 불확실성을 반영한 흐름이 나타났다. 최근 이틀간 미국증시가 상승한 데 따른 부담감도 나타났다. 국경장벽 갈등 속 트럼프발 셧다운(정부 임시 폐쇄)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날 증시에 부담을 안겼다. 미국 일부 경제지표가 신통치 않게 나온 것도 눈길을 끌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3062.40으로 전일 대비 76.42포인트(0.33%) 하락했다. 또한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485.74로 3.09포인트(0.12%) 떨어졌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584.52로 5.03포인트(0.08%) 올랐다.

다만 이틀전 3대지수가 4% 이상씩 폭등한 관계로 주간 기준으로는 다우와 S&P500 지수가 각각 2.7%, 2.9% 상승하면서 1개월 만에 처음으로 주간기준 상승세를 나타낸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나스닥도 주간 기준 4%나 올랐다. 이날에도 미국증시 공포지수를 나타내는 변동성지수(VIX)가 28선이라는 높은 수준을 유지해 아직은 시장 상황이 마음을 놓을 단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공포지수가 20을 넘으면 변동성 걱정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날 미국증시는 연말 분위기 속에 위축된 흐름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간 멕시코 국경장벽을 둘러싼 갈등도 지속됐다. 이로인한 셧다운도 지속됐다. 이날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가 발표한 11월 미결 주택 판매 지수 또한 0.7% 하락한 101.4를 기록하면서 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 12월 소비자신뢰지수 후퇴에 이어 이날엔 주택관련 지표가 후퇴했다.

여기에 씨티그룹이 2019년 1분기 애플 아이폰의 판매 전망치를 낮춰 잡으면서 미국과 글로벌 실물경기 둔화 및 소비둔화 우려를 부각시킨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1분기에 아이폰 판매가 4500만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종전의 5000만대 전망에서 후퇴한 것이다. 전날에는 PSA가 “내년 애플 주가가 아이폰 판매 부진 등의 여파로 25%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이날엔 씨티그룹이 애플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놨다.

이날 유가가 소폭 반등했지만 향후 유가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일부 정유주가 하락한 것도 미국증시 혼조세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미국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가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과 월그린의 인사 책임자인 캐이틀린 윌슨-톰슨을 독립 이사로 선임했다는 소식에 급등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미국증시 블루칩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혼조세를 보였다. 페이스북(-0.98%)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0.59%) 등은 하락했고 넷플릭스(+0.20%)와 아마존(+1.12%)은 상승했다. 씨티그룹의 아이폰 판매전망 축소 속에 애플이 주가는 0.05% 상승에 그치면서 보합세를 나타냈다.

미국 주요 기술주들도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을 대표하면서 애플로부터 최근 시가총액 1위자리를 찬탈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가는 이날 0.78% 하락했다. 네트워크 기업을 대표하는 시스코시스템스도 0.33% 하락했다. 컴퓨터 기업인 IBM은 0.66% 떨어졌다. 그러나 하드웨어 기업인 3D시스템즈는 1.00% 상승했다. 반도체 섹터의 주가도 선방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0.69% 상승한 가운데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인텔(+0.84%) AMD(+1.89%) 엔비디아(+1.89%) 등이 상승했다. 그러면서 이들 선방 종목이 나스닥 지수를 홀로 상승케 했다.

금융주의 흐름도 엇갈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0.08%) 씨티그룹(+0.12%) 웰스파고(+0.55%) 등은 상승한 반면 JP모건체이스(-0.22%) 골드만삭스(-1.44%) 모건스탠리(-0.73%)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자동차 관련주도 엇갈렸다. 미국 소비위축 우려 속에 제너럴모터스(-0.12%) 포드(-0.51%) 등은 하락한 반면 테슬라는 이날 반짝 호재 속에 5.61%나 상승했다.

이날 국제 유가가 소폭 반등했지만 정유주 흐름은 엇갈렸다. 쉐브론(-0.61%) 엑손모빌(-1.12%) 등은 하락한 반면 로얄더치쉘(+0.54%) BP(+1.06%) 등은 상승했다. 향후 유가 전망이 불투명한 것이 이같은 정유주 혼조세로 이어졌다.

이날 주택지표 부진 속에 건설주들도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레나(-0.18%) KB홈(-0.41%)은 하락한 반면 톨브라더스(+1.34%) DR호튼(+0.09%) 등은 강세를 보였다.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가 0.09% 하락하고 길리어드 사이언스(-1.68%) 등 일부 바이오 종목이 하락한 것은 미국 나스닥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주요 제약주 중에선 머크(-0.01%) 존슨앤존슨(-0.11%) 등이 약보합을 나타냈다.

이날 유가 상승 속에 다우 운송지수가 0.49% 하락한 것도 증시 흐름에 부담을 안겼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이날에도 여러 불확실성 속에 투자자들이 지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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