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침체 걱정 확산...한국 경제주체들 갈등 대신 대화합해야

▲ 서울 도심.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한국의 경제주체들이 새해에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경제 불확실성이다. 그리고 글로벌 경기 둔화 또는 침체 우려다. 그리고 양극화 심화에 대한 우려다. 그리고 부채증가 우려다. 상황이 엄중한 만큼 경제주체간 갈등 확산이나 분열은 금물이다.

작금의 글로벌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경기전망 조사에서 “향후 12개월 이내 미국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22%로 연초의 15%보다 높아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와 관련해선 둔화 관련 지표보다 침체관련 지표를 더 유심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미국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28.1로 시장 예상치 133을 크게 밑돈 것은 물론 두 달 연속 추락하면서 새해 경기위축 전망을 키우고 있다.

일본인들도 미래 불안에 떨기는 마찬가지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가계들이 마이너스 금리 또는 제로금리 상황에서도 예금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가계금융자산 중 예금의 비율이 50%를 웃돈다”고 강조했다. 일본 개인들이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위험자산 회피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미-중 무역전쟁 우려 지속 등으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는 진단이 쏟아진다. 새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6%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자주 등장한다. 미-중 무역갈등 지속으로 주요 산업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고 한다.

독일증시가 올 한 해 18%나 폭락하는 등 유로존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래 최악을 연출했다고 한다. 유럽은 지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불안에 떨고 있다. 새해 1월부터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무제한 돈풀기식 경기부양책) 프로그램도 중단된다. 유럽 각국이 이런 급변하는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을지도 변수다.

글로벌 상황이 이쯤 되다 보니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상황이 온전할 리 없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의 11월 산업활동동향이 충격적이다. 11월 산업생산이 0.7% 감소하면서 경기하강 우려를 키웠다는 게 핵심 발표내용이다.

한국은 2018년에 가계부채 1500조원 돌파라는 암울한 상황을 맞았다. 미국 연준의 2018년 4차례나 되는 금리인상 속에 한국의 대출금리 또한 위쪽을 향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 한국의 소비환경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 과열 후유증도 걱정이다. 서울과 지방의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도 쏟아진다. 여러 지역에서 부동산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담보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부동산 담보대출을 많이 해 준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가계부채 폭증 속에 최근 6년간 가계의 빚 부담이 소득대비 6.8배 빠르게 증가했다고 한다. 부채 상환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게 우리의 실정이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우리의 서민들을 빚더미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소득을 높여주거나 일자리를 늘려줘야 하는데 오히려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요인만 늘고 있다. 산업활동 위축은 일자리 전망을 악화시킨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확산도 우리의 일자리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세계경제 불안은 한국의 주요 산업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도 유발시키고 있다. 우리 경제가 사면초가의 상황에 몰릴 수도 있는 요즘이다.

이제 한국만의 획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상황이다. 주요 산업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을 없애야 한다. 핵심 제조업에 대한 규제완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진정으로 상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노사가 손을 맞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통화당국은 미국의 눈치만 보지 말고 제대로된 통화정책을 펼쳐줘야 한다. 부실기업, 부실산업에 대해선 선제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좀비기업 구조조정은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 산업 발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미래 첨단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정부와 재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경제상황 급변에 대비해 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유통 구조를 축소해야 한다. 저신용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가동도 철저히 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이 소프트랜딩 되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면서 일자리를 어떻게든 늘려가는 정책을 만들어 내야 한다.

경제정책은 예측 가능해야 한다. 우왕좌왕 해선 안된다. 시장의 맥을 잘 읽어내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한국의 저력을 살려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분열은 금물이다. 경제주체들의 대 타협, 대 상생, 발상의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 경제의 위기를 슬기롭게 관리하면서 향후 남북경제 활성화 등에도 대비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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