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글로벌 부채 규모 20년 전의 3배...정부 대응능력 저해"

▲ 미국 달러.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세계 각국의 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가 둔화될 경우 더 큰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미국시간) 시티그룹 국제금융협회(IIF) 데이터를 인용해 글로벌 부채 규모가 250조 달러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이는 20년 전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최대 채무국은 미국, 중국, 유로존, 일본 등으로 조사됐다. 이들 국가는 전 세계 가계부채의 3분의 2, 회사채의 4분의 3, 국채의 약 80%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자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은 부채 증가에 대해 특히 주목하는 입장이다. 10년 전의 금융위기가 신용시장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점 때문이다.

부채는 성장을 촉발하며 기업이나 정부에 산업과 인프라에 필요한 연료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기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부채는 성장을 끌어내릴 수 있다. 경기하락이나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정부의 대응능력을 저해할 수도 있다.

투자자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은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부채가 최적으로 활용될 곳으로 가지 않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가령 기업들이 주식을 재매입하기 위해 차입을 했거나 또는 가계들이 빚을 통해 재량재 구입자금으로 썼을 가능성 등이다.

미국의 경우 기업들은 금융위기 이후 몇 년 동안 초저금리를 이용해 차입을 늘리면서 기업부채는 GDP의 약 46%에 달했다. 게다가 세금 감면이 최근 기업들의 금고를 키워주었고 지난 몇 년 동안 실적 대비 부채 증가로 최하 투자등급의 회사채가 급증했다. 만약 경기 둔화로 광범위한 신용등급 강등이 발생한다면 투자자들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우려하고 있다.

중국 민간기업들의 부채도 크게 늘어나며 투자자들의 염려를 키우고 있다. 투자자들은 특히 외화발행 부채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이머징시장 경제는 2019년에 약 2조 달러의 부채를 상환 또는 차환해야 한다. 최근의 달러 상승과 함께 미국과 다른 선진국들의 긴축통화정책은 이머징시장의 대출 상환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부채가 전 세계 금융시스템이나 주요 경제들을 쓰러뜨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책을 중단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경계 태세를 취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기사 정리=이영란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법인영업팀 이동수 전략가, 이혜선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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