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 임대료 대비 고평가...경제 불확실성 확대 땐 부담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서울의 집값이 뉴욕, 도쿄 등 글로벌 주요도시보다 더 비싼 것은 물론 우리나라의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고평가돼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5일 NH투자증권은 관련 보고서에서 서울과 미국 뉴욕, 일본 도쿄, 영국 런던 등 글로벌 주요도시의 주택가격과 비교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도시의 소득수준 대비 주택가격 지표인 PIR(Price to Income Ratio, 주택가격을 연간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값)의 경우 2018년 기준 서울의 PIR은 21.1로 뉴욕 11.3, 도쿄 13.1, 밴쿠버 16.2보다 높다. PIR은 가처분소득(총소득에서 세금과 보험료와 같은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값)을 모아 주택을 구입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뜻한다. 다시 말해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려면 가처분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21년을 모아야 가능하다는 의미다.

또한 서울의 연간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 지표인 PRR(Price to Rent Ratio)은 74.7로 조사됐다.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지역으로 유명한 베이징(PRR 65.4)과 홍콩(PRR 53.9)보다 휠씬 높은 수치로 전 세계 1위다. PRR은 주택가격을 연간 임대료로 나누어 임대수준 대비 주택가격을 측정하는 지표이다.

PIR과 PRR이 낮을수록 주택가격이 소득과 임대료 대비 저평가돼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선진국 주요도시의 경우 PIR이 낮고 PRR은 높은 편이다. PIR과 PRR을 비교 분석하면 서울의 주택가격이 우리나라의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고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선진국 주요 도시들의 PIR과 PRR의 시계열 분석을 통해 향후 서울의 주택가격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선진국 주요도시들의 경우 2016년을 기점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뉴욕(PIR 21.6, PRR27.6), 런던(PIR 33.5, PRR 46.9), 도쿄(PIR 26, PRR 57.7) 등 선진국 주요 도시들의 PIR과 PRR은 2016년에 각각 정점을 찍고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럽 재정위기 이후 각국의 양적완화, 기준금리 인하 등이 자산가치 증가로 이어지다가, 2017년부터 시작된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으로 인한 유동성 축소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둔화,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합의 없는 EU 탈퇴) 우려, 남북관계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최근 5년 간 지속적으로 상승한 서울 주택가격은 부담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내 부동산 시장은 대출 규제, 세금 중과, 금리 인상, 입주 물량 등의 4대 악재까지 기다리고 있다. 지방 및 경기도의 부동산 시장은 후퇴기에서 침체기로, 서울의 부동산 시장은 호황기에서 후퇴기로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주택가격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서울 주택 가격 동향도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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