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유럽 경제 취약"...파월 연준 의장 "중국, 미국도 걱정"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에 이어 유럽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중국 경기침체가 걱정된다”고 했고, 유럽중앙은행은 “유럽의 경제가 취약하며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10일(미국-유럽시각) 유럽 대부분 국가의 증시와 미국증시 3대 지수가 가까스로 올랐지만 시장 분위기가 썩 밝지는 못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신호가 여기저기서 감지됐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의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이틀 전 독일에서는 작년 11월 산업생산 지표가 발표됐는데 최악이었다.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9%나 감소했다. 시장에선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결과는 침울했다. 유럽 최대 경제강국 독일의 경기도 침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의 상황도 악화일로다. 전날에는 프랑스의 지난해 1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87로 전월의 91보다 떨어진 것은 물론 2014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날 프랑스에서는 작년 11월 산업생산 지표가 공개됐는데 전년 동기 대비 1.3%나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에선 프랑스의 11월 산업생산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빗나갔다. 유로존 2대 경제강국인 프랑스의 침체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 독일의 유럽중앙은행(ECB) 청사. /사진=AP, 뉴시스

이에 이날 유럽중앙은행(ECB)도 가만 있지 않았다. “유럽 경제가 불확실하다”면서 “유럽 경제의 기반이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양적완화(무제한 돈풀기식 경기부양책)를 종료한 상황이어서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는 자못 심각하다.

중국 경제는 더욱 걱정이다. 최근 공개된 중국의 12월 차이신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50선 아래로 추락하면서 중국 경제 급랭 우려가 부각된데 이어 10일(중국시각)에는 중국의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가 0.9% 오르는 데 그친 것으로 발표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1.6% 상승)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이 또한 중국경기 악화를 예상케 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트럼프발 셧다운(미국 정부 기능 일부 임시폐쇄)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의 부채증가, 기업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 미국의 부채 증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를 반영해 연준도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미국경제 낙관론을 강조하던 파월 연준 의장마저 이젠 미국 경제까지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경제 침체 가능성이 주요국 중앙은행의 경기부양 종료, 미-중 무역갈등 지속 등의 영향 속에 ‘커다란 걱정’으로 떠오르고 있다. 10일(한국시각)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국경제의 상황이 엄중하다”고 강조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한국 경제주체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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